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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회도(慢藏誨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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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회도(慢藏誨盜)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4. 6. 20:30

 

나무에게 배운다. 겨울에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꽃에게 배운다. 때를 알고 온 힘을 다해 오롯이 피워내는 열점을..

만장회도(慢藏誨盜) 게으를 만, 감출 장, 가르칠 회, 훔칠 도

문단속을 허술하게 하는 것은 도적에게 도적질을 하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다. - “주역 ‘계사편’” 중에서 -

 우리가 참으로 단속해야 하는 것은 문만이 아닌 마음도 단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산다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행운이다.

그 행운은 항상 지속되는 것이 아니고, 한시적이고 한정적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만남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한 때일 뿐이다. 한때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고, 늘 새로운 것이다.

달과 별을 본다는 것은 많이 있는 일이 아니다.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에 거듭 감사하라.

한 때인 그 행운을 낭비하지 마라.

 

 사람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그 사람이 지니고 있는 마음이다.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먼저 넉넉한 마음그릇부터 만들어라.

넉넉한 마음의 그릇은 덕(德)이다. 적게 가질 때 고마움과 살뜰함을 안다.

아쉬움과 궁핍을 모르면 불행한 것이다.

 

남과 비교하지 마라. 나는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독특하고 독립된 존귀한 존재이다.

비교하게 되면 시기심이 생기고, 기죽는 부작용이 생긴다.

"나는 나답게"

왜 내가 누구를 닮는가? 자기 인생을 자기가 살 줄 알아야 한다.

 

 무엇이 중요한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게 사는 법을 익혀야 한다.

폼만 재다가 한 인생이 끝난다.

사람의 가치는 옛날보다 훨씬 하락했다. 바로 헛된 욕심때문이다.

 

 무엇이든 마음에 든다고 성급하게 움켜잡지 마라. 성급하면 후회가 따른다.

목표를 향해 직행하기 보다는 돌아서 가는 여유, 풍류를 가져라.

내가 가진 것을 즐길 줄 모르고, 남이 가진 것에 한 눈 팔지 마라.

 

영국에서 7-8개월 된 아이들을 실험했다. 아이들은 자기가 가진 장난감 보다 남이 가진 장난감을 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부모와 사회의 영향이다. 만족하지 못하는 어른의 모습의 반영이다. 잘못된 삶의 기술이 전달되고 있다.

 

 삶에는 그리움, 아쉬움이 있어야 한다.

오래된 것을 아름답게 여기고, 세월의 무게를 지닌 낡은 것에 대한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 최소한으로 아껴써야 한다.

 

선한 영향력!

한 영혼이 밝으면 다른 영혼에 까지 맑은 메아리가 된다.

 

현자들은 (과거-현재-미래의) 저마다 간절한 원(願)을 세우고 살았다.

'간절한 소망' 서원의 힘으로 부처와 보살이 되었다.

기도하라. 기도는 자기 정화의 시간이다.

어떻게 살았으며, 어떻게 살 것인지? 아무 잡념없이 간절한 마음, 맑은 마음으로 기도하라.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원(願)만 있다면 이기고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가 생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원이 아닌 구체적인 원을 세우라.

부처나 보살이 되어 원을 세운 것이 아니라 '서원의 힘'으로 부처와 보살이 되었다.

 

성인들의 가르침은 두 가지다. 둘 다 나누고, 도우라는 것이다.

첫째, 남을 도우라. 남은 또 다른 나이다. 나의 분신이다.

보시 바라밀은 제일 바라밀(* 바라밀: 열반에 이르고자 하는 보살의 수행)

보시는 베푸는 것이 아니라 나누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이 아닌 마음이 먼저 가도록 하라.

 

둘째, 남을 도울 수 없다면 해를 끼치지 마라.

남을 도우면 주는 쪽과 받는 쪽이 모두 충만하다.

 

자기 내면의 얼굴도 들여다 보라. 주어진 한정된 시간, 되돌릴 수 없다.

주어진 행운을 헛되이 소비해선 안된다.

많은 생명과 함께 생명의 흐름에 긍정적 기운, 밝은 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충만한 삶이다.

 

내일(시간)은 없다. 늘 오늘, 늘 지금이 있을 뿐이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시간의 주인이다.

 

-2003.10. 1. 법정스님 창원 초청 강연을 옮겨적다.

18년 전의 말이 바로 오늘 나에게 제대로 읽힌다. 깨어있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