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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수요일 2025-12주]사랑굿 43(김초혜) 본문
사랑굿 43
오늘은 강물이
무슨 일로
한밤내
울고 있는가
흔들리며
웅얼웅얼
어떤 추억을
우는 것인가
달도 쉬어가고
그리움도 쉬어가는
월유봉(月留峰)에
분꽃은 수줍은데
건드리면
눈물이 될
마음을 안고
그대에게
가야 하리
불이 꺼져도.
-김초혜, <사랑굿 2> 중에서 사랑굿 43을 옮겨 적다-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이라고 밝힌 연구가 있었다지요. 죽기 전의 무게와 죽은 후의 무게를 측정하니 21그램의 차이가 있었다지요. 그래서 영혼의 무게를 21그램이라 추측했다지요. 정말 영혼의 무게가 21그램일까요?
지난 토요일 새벽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토요일 아침에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으로 내려가 부고를 돌리고, 찾아오는 조문객을 맞이했지요. 멀리서도, 가까이에서도 350명이 넘는 분들이 다녀가셨지요. 요즘은 모바일로 송금할 수도 있으니 그런 분들을 합치면 500명은 넘지 않을까 합니다. 일찍이 자식들이 결혼하고 손자가 마흔 중반을 넘어선지라 손자들이 척척 일을 감당했습니다. 큰 자식은 일흔이 넘었으니 손자가 하는 게 여러모로 당연하지요. 야무지게 살림을 챙기는 조카들 덕분에 조문객들을 온전히 대접할 수 있었어요.
요즘 요양원에서 돌아가시는 걸 제일 두려워 한다는데요. 어머니는 노환으로 집에서 누워계시다가 나중에는 왕진오는 간호사의 도움은 받았어요. 그러다 집에서 자식들과 대화도 나누고 자는 듯이 돌아가셨어요. 다들 부러워하는 죽음으로 마감하셨지요. 생전에 온화한 성품으로 "밥 먹어라.", "밥은 먹었냐?", "또 언제 오냐?"라고 말씀하시는 게 주로 하시던 문장의 전부였어요. 그렇게 사신 덕분인지 날씨도 온화하고, 발인하는 날도, 삼우제인 오늘도 날씨가 맑았어요. 산소에 가는 길도 눈이 다 녹고 흙이 보송보송하게 말라있어서 길이 편했지요. 흰색과 보라색의 스타티스를 꽂아놓고, 국화를 산소 옆에 심고 간단한 제사를 올렸어요. 사과 한 개, 배 한 개, 곶감 3개, 소주 한 병을 준비하여 산소에 가니 준비하는 손길이 적어서 부담도 없이 간편했지요.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렀으나 아쉬운 마음에 간소하게나마 마련한 손길이 있었지요. 만장일치 보다는 자유로이 하고 픈 대로 하는 게 좋잖아요. 여럿이 모였으니까요.
어머니를 아버지 옆에 모시고 돌아오니 어머니 생각으로 집 안이 가득찼다. 천천히 받아들여야 할 어머니의 죽음은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 머리로는 생각했으나 어머니 방문 먼저 열고 "어머니 저 왔어요."라고 말할 것만 같다. 김초혜 시인은 사랑굿 시리즈를 썼다. 사랑을 담아 축제를 열듯이 열정과 간곡한 바람과 그 반대되는 이별과 슬픔도 담아서 사랑굿을 펼쳤다. 어머니의 죽음이 내 안에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기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입관식에서 어머니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 "영혼의 무게가 정말 있기는 할까?" "우리를 움직이는 정신은 과연 나의 것인가?" 다. 이제 삼우제를 마친 나는 "평소 인생을 평안하게 잘 산다면 죽음에 들어가는 복도 받지 않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어머니 산소에 가는 길에 목련이 핀 아파트 담벼락을 보았어요. 올 봄은 어머니를 기리는 봄이 될 것 같아요. 어떤 꽃을 보아도 어머니를 떠올릴 테니까요. 봄의 기류로 바뀌고 있어요. 감기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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