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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웡카> 본문
초콜릿에 진심인 어른의 동화
초콜릿은 달콤함의 대명사이지만 달콤함만이 아닌 쌉싸름한 맛이 더해지는 끈적한 느낌이 혀에 가득 고이는 걸 경험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초콜릿에 진심이었다는 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 1916~1990)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2005년 조니뎁이 주연인 영화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이전 버전으로 웡카가 어떻게 초콜릿공장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작가 로알드 달은 현대 동화에서 '가장 대담하고, 흥미롭고, 유쾌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만든 작가, '인간의 심리 묘사'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으며, 이전 세대 미국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던 작가라고 한다.(위키백과) 영국 작가이고 석유회사인 쉘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영국공군으로 근무했다. 군에 근무할 때부터 글을 썼다고 한다. 로알드 달은 초콜릿을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죽을 때 연필, 와인, 초콜릿과 함께 묻혔다고 한다. 그의 작품 <찰리와 초콜릿공장>, <마틸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등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중 <마틸다>(1996)는 영화와 뮤지컬(2022) 편이 있다. 두 편 모두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작가가 학교와 교사를 끔찍이 싫어했다고 하는데 영화 <마틸다>는 괴물 교장선생님을 곯려주는 천재소녀 마틸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영화 <웡카>는 말하는 곰 이야기<패팅턴>시리즈를 만든 감독 폴 킹의 작품이다. 웡카역의 티모시샬라메는 현재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우라고 하는데 코믹하고 우아하고 귀여운 역할을 몸에 딱 맞는 옷처럼 소화해 냈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공장을 만들고 싶어 한 엄마의 비밀레시피를 가지고 엄마와 헤어져 7년을 지낸 후 발명가, 마술사, 초콜릿제조가가 되어 초콜릿의 도시를 찾아온 윌리 웡카를 가로막는 건 초콜릿카르텔이다. "초콜릿을 못 팔면 가게를 못 구하고, 가게가 없으면 초콜릿을 못 판다."는 논리, "No Daydreaming(몽상 금지)" 등 윌리 웡카의 앞을 가로막는다. 그 초콜릿카르텔은 엄청나게 커지는 풍선껌을 만드는 슬러거워스, 절대 단물이 빠지지 않는 껌인 프로드노스, 절대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피켈그루버다. 이 세 사람은 진짜 초콜릿을 성당 아래에 숨겨놓고 사람들에게는 가짜를 판다. 성당의 신부는 초콜릿을 지켜주는 대가로 초콜릿을 무한 제공받고, 경찰서장도 뇌물로 초콜릿을 받는다. 부자들은 '가난'이라는 말을 들으면 구토를 한다.
그러나 주인공 윌리 웡카는 호텔에 버려져서 '누들'로 불리는 아이, 악랄한 여관 주인에게 속아 세탁일을 하는 회계사, 배관공, 전화교환원, 자칭 코미디언들의 도움으로 초콜릿가게를 열고 초콜릿을 사람들과 나눈다. 웡카의 초콜릿을 훔치는 움파룸파라는 작은 사람의 등장은 <찰리와 초콜릿공장>에서 "움파룸파"하면서 노래를 부르고 초콜릿을 만드는 사람들과 초콜릿이 흐르는 강들을 연상하게 한다. 유명한 배우 휴 그랜트가 움파룸파족으로 등장하여 코코아를 훔쳐갔으니 초콜릿을 훔치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를 주장하며 대등관계를 요구하는 사이로 연기한다.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윌리웡카의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엄마는 늘 "좋은 일들은 모두 꿈에서 시작했단다. 그러니 꿈을 잃지 마."라고 말하였다. 그런 엄마의 말이 웡카를 만들었다. 마지막에 웡카가 아끼던 엄마의 초콜릿을 꺼내 자신을 도와 초콜릿가게를 연 친구들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엄마의 초콜릿의 비밀은 '초콜릿은 맛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하는 거다.'였다. 윌리웡카는 엄마의 비밀레시피를 펼치지 않았어도 미리 답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웡카>를 영화관에서 보고나서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배경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동시에 원작을 쓴 로알드달에게 관심이 생겼다. <마틸다>를 넷플릭스에서 찾아보고, <마틸다 더 뮤지컬>도 보았다. 웡카는 엄마가 세상을 떠났지만 엄마의 바람대로 잘 자랐고 자신의 뜻을 펼치게 된다. 마틸다는 아이에게 전혀 관심 없는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나 방임 상태로 자랐으나 초능력으로 물건을 움직이고, 숫자 계산을 척척 해내는 등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학교에 들어가 교장선생님을 몰아내고 담임선생님에게 입양되어 행복하게 지낸다는 이야기다. 아이가 돌봄을 받지 못했어도 잘 자랄 수 있다는 작가의 주장이 읽힌다. 다소 엉뚱하고 기발하기도 한 이야기들은 재미도 크고, 즐거움도 선사하며 희망적인 내용도 제공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작가가 초콜릿을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만은 진심으로 보인다. 따뜻하고 흥미진진하며 유쾌한 영화다. 현실이 지루하고 되는 일이 없다고 느낄 때, 초콜릿을 입힌 팝콘을 먹으면서 보면 좋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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