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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2023. 4. 13.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4. 13. 23:09

  핀란드는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노아의 방주를 형상화한 도서관을 국민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찾아보니 이름이 OODI(열정적인 찬가, 송가의 의미) 도서관이란다.  그런데 그 안에서 국민들은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즐길 수 있으며 조용히 책을 보는 공간도 있다.  서가 옆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10만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 권리가 살아 있는 공간인 셈이다.

  반면 국립중앙도서관(한국, 서울 서초구)에는 들어갈 때 개인 가방은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투명가방에 넣어서 들고 들어가야 한단다.  카메라 촬영도 금지된다.  도서의 도난을 막기 위함이고,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함이겠지만 도서관이 그렇게 출입이 제한이 되어서야 책을 가까이할 수 있을까 싶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국민의 권리를 누리고 있음을 실감할 터인데 그러지 못하니 실상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다.  

 

   2023. 4. 12. 제 1회 도서관의 날이었다.  도서관의 소중함을 알자는 의미로 마련된 날이라고 짐작되는데 누구도 모르게 지나갔다.  책을 읽지 않는 국민이 몇 퍼센트라는 통계 결과는 매년 발표되지만 그런다고 책을 읽는 국민이 늘어날 리도 만무하다.  아직도 책은 국민들에게 가까이 있지 않고 찾아가야 볼 수 있고, 어렵게 자기 가방은 맡기고 투명 가방에 내 물건을 넣고서야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무엇을 위해서 우리는 아직도 이런 대접을 받으면서 도서관에 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도서를 잃어버리면 다시 구입하면 될 터인데...... 한 번도 읽지 않고 버려지는 책이 도서관마다 매년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학교 도서관에도 단 한 명도 읽지 않은 책이 매년 폐기되고 다시 구입하고 있다. 

   다행히 도서관 옆에 공원이 있고,  카페가 있고,  그네가 있는 풍경이 생기고 있어 다행이다.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전시들도 계속되고 있다.  책 읽는 도시를 만들어가자는 취지로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선정된 책을 시민들이 함께 읽고 작가와의 만남도 갖는 등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다.  

 

   책 읽기는  창의력의 기반이 되는 자유와 질서를 배우는 통로다.  책 읽기는  책 속에서 낚시하는 행위다.  책 속에서 낚싯줄에 걸려든 월척을 낚는 행위다. 어떤 날은 월척을 낚기도 하고, 어떤 날은 피라미도 낚지만 낚시하는 실력은 점점 늘어간다.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를 다하는 일도 책 읽기를 해야 알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핀란드가 만든 도서관이 커서 부러운 게 아니라 국민에게 선물했다는 게 부럽다.  책 읽어라 홍보하지 않고 도서관을 지어주고 언제나,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열어둔다면 저절로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코딩도 영상 편집도 거기서 가능할 것이다.  책 읽어주는 부모도 거기서 읽어줄 수 있다.  나라는 그런 일을 하는 게 나라가 아닐까? 한 단계 위에서 정책을 표 나지 않게 펼치는 나라에서 살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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