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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3. 3. 24. 본문
당신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런 물음에 <법정의 얼굴들>을 쓴 박주영 판사는 "염치(廉恥)"라고 말했다. 염치는 체면을 차릴 줄 알며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배우지 않아도 본래의 양심(良心), 선량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웬만하면 거짓말 탐지기라는 기계가 사람의 눈동자의 움직임과 신체의 표현으로 거짓말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것이다. 범인이 범죄를 저지른 장소에 다시 나타난다든지 하는 것도 양심의 가책(呵責)에 의해서, 도둑이 제 발 저린 심정으로 뭔가 놓친 것은 없는지, 결과가 어떠한지를 확인하려는 마음이 있어서다. 바로 이런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를 이용하여 범죄 수사를 진행하는 셈이다. 판사다운 가치 덕목의 선정 기준이다.
신뢰, 약속, 부지런함, 친절, 성공, 명예, 돈, 자유, 책임감, 배려, 존경, 사랑, 꾸준함 등 다양한 덕목이 있다. 또 나이에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사는 지역에 따라서 덕목에 부여하는 가치는 달라질 것이다. 대한민국의 50대 중반인 여성으로 중소도시에 사는 직장인, 나는 요즘 '꾸준함+새로움'에 빠져 있다.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실현하는 것에서 발견하는 안정감과 유지, 변화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있다. 이번 주는 "오늘의 감정"을 주제로 생각해 보았다. 수요일은 '만족', 목요일은 '기쁨', 금요일은' 기다림' 으로 정하고 그에 맞는 콘셉트로 지내보는 거다. 회귀 본능이 작용하여 본래의 심리로 돌아가려는 걸 다시 되돌리는 게 일이다. 본래는 어떤가? 사무적이고, 무의미한 일의 반복이고 일상에 묻힌 분위기다. 거기서 새로운 감정을 찾아 색을 입히는 일이다. 그리움은 꽃분홍색이다. 점심시간에 동네 이웃을 만나 회사 주변을 한 바퀴 돌았다. 그분 소개로 동네를 돌다 보니 전혀 새로운 사람이 아니고 아는 사람이 여럿 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을 그가 알고 있었다. 세상은 알고보면 늘 좁다. 동네 골목마다 수선화, 개나리, 벚꽃이 골목에 온 봄을 내놓고 있었다.
"요즘 1,000권 책 읽기는 잘 돼요?" 나의 최측근 지인이 묻는다.
"응, 이제 214권." 책 제목만 적어서 기록하고 있는데 3월이라 바쁜 시기다 보니 주춤하다. 그래도 관심가져 주는 사람들이 있으니 의미가 더 생긴다.
"취미 부자네요."
"네! 맞아요. 취미부자, 책읽기 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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