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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타인의 마음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1. 25. 22:42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저자 김경일교수는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대학원 졸업 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인지심리학 분야 아트 마크먼 교수 지도 하에 인간의 판단, 의사 결정, 문제해결 그리고 창의성에 관한 연구를 했다. <어쩌다 어른>, <세바시>, <요즘 책방: 책 읽어드립니다> 등 tv와 유튜브를 넘나들며 다수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 책은 디지털 지식 플랫폼 <사피엔스스튜디오>에서 강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엮은 책이다. 

  부제로 '인간관계가 힘든 당신을 위해 유쾌한 심리학 공부'라고 정했고, 책표지는 진한 연두색이며 바람 부는 상황인데 두 하트가 붙어있는데 한 하트는 웃고, 한 하트는 울고 있다.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인간의 감정이 달라질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결국은 같은 상황인데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3장으로 나뉜다. 1장은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그 사람, 왜 그럴까요?'로 문제 상황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 보고, 2장은 '웬만해선 알 수 없는 타인의 마음에 대하여'는 상황 심리에 대한 조언, 3장은 '타인이 마음을 이해하는 연습'으로 유행하는 심리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구성했다. 거기에 부록으로 Q&A를 실었다. 

 

   인지심리학은 사람을 바꾸기보다는 상황적 단서를 하나둘 살짝 바꿔서 꽤 준수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실험을 무수히 해 온 분야로 넛지의 학문이다. 말 그대로 '팔꿈치를 슬쩍 찌르는 주의를 환기시키는 행위'를 통해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다. (12P) 임지심리학이 필요한 이유는 인간관계를 힘들게 하는 타인들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은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이고, 그들을 이해하고 나에게도 있을 그런 특면들을 잘 다스려 모두의 생존력을 함께 높여가기 위함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13P)

 

  자신의 잘못을 안다고 해도, 혹은 상대방의 문제점을 여실히 알게 됐다고 하더라도 성인이 다른 성인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89P) 다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이면서도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으로 쪼개 나가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단 하나라도 실천하는 일이 필요하다.   심리학에서 오랫동안 연구해 온 것도 개인차다. 사람들은 저마다 정말 다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차이가 더 클 것 같지만, 그보다 동양인 내부에서의 차이, 서양인 내부에서의 차이가 훨씬 크다는 것이 대부분의 연구 결과이다. (303P) 그러니 타인의 마음을 모른다고 해서 낙담할 일은 아니다.  연구하는 학자도 모르는데 연구하지 않는 내가 어찌 다 알까? 또 꼭 타인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내가 타인으로부터 상처받는다고 느끼는 것처럼, 상대방이 나로부터 상처를 받는다면 그 점을 알고 피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방송에 자주 나오는 분이라서 내용이 어디서 들은 것 같은 내용이 많다.  너무나 사소한 것까지 인간의 판단과 심리에 대해 읽다보니 경제학적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사람의 심리를 파헤쳐서 결국은 TV나 유튜브에서 소재로 사용하게 되는데 학자가 말하는 내용이니 다 옳은 것처럼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의심 말이다.  학자인데 너무나 자주 매체에서 보다 보니 연구는 언제 할까 싶다.  오은영, 김경일 두 분이 대한민국의 어른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평생학습 교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어른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공식이 나오고 있다. 근데 너무 복잡하고 완벽하게 제공된다. 너무 완벽하니 근접하게 다가가기도 어려워 보인다. 나처럼 공부하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어른에 대해 배우고 있다.  철 따라 배우지 못하니 책으로 배우고 TV에서 배우는데 둘 다 안 보는 사람은 어떻게 배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