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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우리, 편하게 말해요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1. 21. 20:45

 

  저자 이금희는 우리가 잘 아는 아나운서다. <KBS1TV 아침마당>을 18년간 진행했고, <인간극장> 내레이션을 10년간 맡아서 해온 베테랑 아나운서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가 맡았던 프로그램이 주로 인터뷰를 하거나 사연이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내용이라 그런지 그의 목소리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주할 때 돋보인다.  


  이제 라디오, 유튜브, 교수로서도 지평을 늘려서 활동하고 있다. 말이 중요한 세상에서 이금희 아나운서의 말하기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발표된 책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례는 ‘잘 듣는 것만으로’로 시작해서 ‘말을 이해한다는 건 기적과도 같은 일’, ‘때로 작은 구원이 되어’, ‘말하기를 제대로 배운 적 없기에’로 전개하였다.  말을 잘하는 것이 듣는 것으로 출발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사람들이 자기를 좋아할 거라 믿고 그렇게 말을 편하게 살 수 있어요?”
 곰곰 생각해보니 저는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 기본적으로 거기 있는 분들을 믿는 것 같았습니다. 이 사람들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하고 말이죠.-31p
"이금희입니다. 안녕하지 못하실 것 같아 의례적인 인사도 못 쓰겠네요. 마음 많이 아프셨지요." 위로의 말은 한 박자 늦어져도 좋습니다. 아니, 늦어지는 게 좋습니다. -111p
자신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말 한마디라도 조심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서로 배우고 닮아가고 따라 하는 사람들이니까요.-141p


  "발표는 기싸움입니다. 강연에서 기업 pt, 혹은 회식의 건배사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일상에서 공적인 말하기도 많이 하게 됩니다. 누구나 떨려요. 자신감을 키우고 싶다면, 뮤지컬 배우가 노래 한 곡을 부르기 위해 같은 곡을 1만 번 연습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주세요." 소리 내어 읽어보면 이금희 아나운서 특유의 촉촉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하기까지 한 ‘이금희식 말하기 기법’을 글쓰기로 풀어서 말하는 것을 듣는 듯한 내용이라 편안하고 쉽게 와닿는 매력이 있다.  매끄러운 말 하기식 서술이라서 잘 읽히고,  이해도가 높다.  지루하지 않고 딱딱하지 않다. 


   말하기 책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건 사람들이 말에서 상처를 많이 받고, 또 하고 싶은 말도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서 말하기를 차근하게 알려주는 진심 어린 내용이다.  나는 그중에서 톤은 낮게, 속도는 천천히 말하는 게 내 말을 듣는 상대방을 위해 좋다고 조언해 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말이 빠르고, 목소리가 크면 알아듣지도 못하고 위압감만 느끼게 된다. "말을 할 때는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을 생각해서 말해 주세요." 말을 업으로 하는 아나운서의 말을 들여다보면 말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 

 

  말 때문에 고민인 사람,  소통이 안 돼서 답답한 사람,  말을 잘하고 싶은 사람,  말이 아예 안 하고 싶은 사람, 말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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