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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시

<읽히는 시> 평화의 기도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11. 1. 18:59

 

     평화의 기도 

                     성 프란시스코(1182~1226)

 

주여 나를 당신의 도구로 쓰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그릇됨이 있는 곳에 참됨을

의심이 있는 곳에 믿음을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어둠에 빛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사랑받기보다는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우리는 줌으로써 받고

나를 잊음으로써 나를 찾으며용서함으로써 용서받고죽음으로써 영생을 얻기 때문입니다. 

 

2022. 10. 29.(토) 10:30 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말이 소용없을 때, 음악은 말한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무슨 말도 위로가 되지 않고,  폭 6m의 골목은 경찰이 남긴 폴리스라인이 있을 뿐 적막에 휩싸여 있다.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들이 남긴 꽃과 사연들로 서울 시내 곳곳이 추모의 장소가 되고 있다.  세월호 304명의 죽음이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향후 몇 년을 '안전'이라고 우리에게 메시지를 주었건만 다시 '안전'을 미리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되어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있다. 

 대통령 한 사람의 탓이 아니다.  우리가 무언가에 홀린 듯이 바쁘게 사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뭣이 중헌디'를 생각해 보자.  가을날 단풍과 은행나무 숲을 즐기려다 그런 게 아니고 상업적인 놀이 문화에 쏠림 현상이 이런 일을 가져온 건 아닌지.  책을 선물로 받을 때조차 리본으로 묶어서 받으면 더 기분이 좋다. 그 이유는 우리가 보이는 것보다 더 과장된 것을 선호하는 문화는 아닌지. 그 속에 담긴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소홀히 하고 당연시하는 건 아닌지를.

 

 800년 전의 사람인 프란시스코 사제가 쓴 시라고 하는데 어려울 때마다 우리가 돌아볼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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