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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미스 슬로운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7. 2. 23:32

 

  민선8기 도지사, 시장, 교육감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새로운 임기가 오늘 시작아였다.  내가 사는 지역인 경기도의 도지사는 폭우로 인해 수해지역이 발생한 시점에 취임식은 부적절하다고 취임식을 생략하고 현장에서 함께 했다고 뉴스에 나왔다.  국회는 2개월째 회의를 중단한 상태이고,  새로 정권을 잡은 여당은 작년의 여당과 별반 다르지 않게 서로를 탓하며 시간끌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4년 임기다. 다음 선거까지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하는지 하는 일 없이 월급을 챙기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12일 미국의 연방의회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에서 의원 10명씩 참여한 협상단은 총기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안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21살 이하 총기 구매 희망자의 전과 조회, 폭력 성향 등 신원조사 강화 △학교 안전 보강을 위한 재정 지원 △총기 대리구매 행위 처벌 △주 차원에서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레드플래그법’(Red Flag Laws, 빨간깃발법) 장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 등이 담겼다. 신원조사 항목에는 사상 처음 구매 희망자의 청소년기 기록과 정신건강 기록 조회가 포함됐다. 가정폭력 기소 전력자들의 총기 소유 금지는 배우자에게 폭력을 저지른 이에게만 적용되던 데서 데이트폭력 가해자까지 범위를 넓혔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번 합의에서 총기 구매 연령 상향 조정(18살→21살)과 공격용 소총 판매 금지 등 민주당의 핵심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총기 보유 자체를 규제하기보다 총기폭력 가능성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미스 슬로운>은  미국의 의회를 주무대로 하여 로비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총기 소지 규제? 합법화? 가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주제다. 슬로운은 스스로를 로비활동에서 승률 100%라고 자부심을 갖는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팀원들과 함께 총기 규제법에 도전한 이유는 단순하다. 총기 규제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려는 마음도 있겠지만 더 큰 도전에서 승리하고 싶은 욕망이 더 크게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로비스트는 통찰력이 중요하다.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미래를 준비한다. 승자는 상대보다 한발 앞서 나가야 하며 회심의 한방을 상대에게 먼저 날리는 것이다. 상대를 놀라게 만들되 상대에게 놀라서는 안된다. '

'신념있는 로비스트는 자신의 승리만 믿지 않는다.'

 

로비스트의 세계는 흥미진진하다. 국회의원의 의견을 듣고, 의견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지적하는 일을 하는 게 로비스트 슬로운의 역할이기도 하다. 동물적 감각으로 상대의 약점을 간파하고, 자극하는 능력도 가졌다. 마치 동물의 세계를 방불케하는 정치판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다. 

말이 너무 빨라서 중요한 부분을 놓쳤을 수도 있지만 다시 보기는 하지 않았다. 전체적인 흐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나는 이 영화에서 두 여성에 주목한다. 

미스슬로운과 매뉴채리안이다. 미스 슬로운은 강한 여성의 면모를 보여준다. 상대의 말을 믿지 않으며 자신이 확인한 것만 믿는다. '누가복음 몇 장 몇 절' 운운하며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신앙심으로 여기고 그 구절을 확인해 볼 생각도 하지 않는데 제멋대로 말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대개 사기꾼들의 수법이 아니던가. ) 그리고 이기는 방법에 대해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한다. 절대 좌절하지 않으며 다음, 또 다음 단계를 준비한다. 그러나 그런 '악바리' 근성으로 총기규제 법안 찬성자들을 늘려가자 의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다.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에스미 매뉴채리안은 고등학교 때 총격사건이 터지자 장농안에 숨어 있다가 생존한 인물이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총기규제 캠페인에 앞장선다. 슬로운이 총기규제의 히든 카드로 준비하고 팀에 합류시켰다. 총기규제 쪽으로 기울자 총기규제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협박을 당한다. 그러자 슬로운을 의심하고, 따로 캠페인을 하겠다고 말하고 슬로운의 곁을 떠난다. 

  슬로운은 강하게 밀어붙이다가 남성 중심의 의회 의원들과 대립하다 결국은 감옥에 간다. 매뉴채리안은 총기사건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나약한 여성으로 비쳐진다.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총기규제 캠페인에 참여하지만 결정적인 사건에서는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는 여성이라는 걸 부각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로비스트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로 주제를 선정했는데 두 여성을 대립 구조로 보여주면서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너무 나약해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면서 사회운동이라니?'라는 시선으로 비추고 있다. 백인, 남성들이 장악한 의회를 상대로 여성이 나선다고 바뀌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일까? 라고 본다면 너무 꼬인 시선으로 본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보면 아주 재미 있는 영화다. 선거때만 잠시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선거가 끝나면 시민 위에서 군림하는 정치인들을 쥐락펴락하는 능력을 가진 슈퍼우먼 슬로운의 매력은 철철 넘친다.  감독도 그런 마음으로 만든 영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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