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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시

쉼보르스카 詩 <두 번은 없다>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10. 9. 00:20

이 맑은 날도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크게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떄,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시 전문-

 

멀리 발령난 동료를 1년이 지나서야 찾아가서 만나고 돌아왔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한 번 갈게요. "

그 약속을 지키는데 1년이 걸렸다. 

 

두 번은 없는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시간이고, 그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이다. 

함께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세상에 배려, 소통, 평화, 정의, 협력, 존중이라는 언어가 넘쳐나는 이유는

바로 배려, 소통, 평화, 정의, 협력, 존중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없는 언어를 말한다.

가까이 있는 것은 너무 흔해서 바라보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지금을 말하지 않고,

내일을 말한다.

미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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