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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맨발걷기에 대한 소고(小考)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0. 6. 8. 16:25

지난주에는 4일 일하고 3일 쉬는 체험을 했다.

금요일 연가를 내고 쉬었다.

강릉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가기에 가깝게 느껴지는 바닷가이다.

강릉에서 안목해변은 커피거리로 유명하다.

금요일에는 안목해변의 방파제와 모래사장을 맨발로 걸었다.

안목해변의 모래는 서해안의 모래보다 알갱이가 굵다. 그래서 걸으면 쑥쑥 들어간다.

하지만 발에 묻어나지 않아서 발을 털고 나면 먼지만 남는다.

서해안은 반짝이는 모래의 잔해들이 있어서 닦아도 남아있기 일쑤다.

맨발로 걸으면 온도와 습도까지도 고스란히 알 수 있다.

신발을 신고 걸으면 몰랐을 것을 알게 되었다.

 

토요일에는 오대산 선재길을 맨발로 걸었다.

오대산은 주차장에서 산사까지 250M로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걷게 된다.

금강교에서 출발하여 해탈교-일주문-금강교로 돌아가는 산책로가 단단한 흙길로 열려있고, 키 큰 전나무 숲이 양쪽으로

펼쳐지고, 옆으로 개울이 흘러서 아름다운 길이다.

맨발로 걸으니 고운 흙과 전나무숲이 가린 그늘의 시원하고 기분좋은 차가움을 그대로 전해준다.

그 시원함을 오래 간직하려고 내려오는 길에도 맨발로 돌아왔다.

 

일요일에는 원주 뮤지엄산에 갔었다.

뮤지엄산은 산 정상에 미술관을 만들어 놓았다. 로마의 거리처럼 화강암을 정사작형으로 잘라서 길을 만들어 놓았다.

돌길은 그 견고함과 함께 안정감을 준다. 물위에 떠 있는 듯한 미술관의 설계는 볼수록 안정감을 준다.

미술관 뒤쪽에는 바위를 잘라서 바닥에 깔아놓은 공간이 있다.

거기서의 맨발걷기는 발바닥 여기 저기를 눌러주는 느낌이 시원하다.

햇빛은 뜨거워지고 패랭이꽃밭과 자작나무는 여름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나도 자연이 되어 맨발로 함께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