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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가지치기 본문

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마음의 가지치기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0. 6. 4. 12:03

 집에서 키우는 나무가 있다.  이름을 잊었다가 다시 찾아보니 백량금이란다. 빨간 열매가 매년 열려서 참 보기에 좋다. 그 열매가 꽃이 피는 시기까지도 달려있으니 꽃과 열매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백량의 금을 주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백량금 혹은 만냥금이라고도 불리나 보다.

  이 나무는 십여년 전에 열매가 오래 달리기에 예뻐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5개를 따다가 화분에 묻어 놓았더니 그 중에 하나가 싹을 틔웠다.  알아보니 열매의 껍질을 벗기고 씨앗만 심어야 발아가 잘 된다는데 그것을 모르니 그저 통째 심었다.  그래도 운이 좋게 하나가 싹을 틔웠고, 지금은 10여년이 지나 1M 정도의 높이로 자라났다. 층이 두개 정도 생길 만큼 자랐고, 한참을 꽃봉오리를 매달고 있더니 이번주에 꽃들이 피어서 꽃가루가 하얗게 잎위로 떨어진다.

 그런데 나무가 번성하다 보니 줄기 중간에도 불쑥불쑥 가지들이 올라오고, 안쪽으로 생기는 가지도 있어서 엉킨 모습이다. 어떻게 잘라줘야 할 지 몰라서 보기싫은 부분만 잘라주었더니 엉성하다.

 가지치는 방법을 알아보니 본 줄기에서 뻗어가는 기둥줄기를 중심으로 기본가지를 살리고, 가지끼리 얽히거나, 수형봐 너무 웃자란 줄기, 잔가지 등을 쳐 내는 것이 좋다. 또 아래로 자라는 것도 잘라내는 것이 좋다.  나무는 뿌리와 마찬가지로 위로 쭉 벋은 줄기에 먼저 수분을 공금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니 주된 가지가 아닌데도  위로 쭉 뻗는 가지는 전체의 나무의 자람에 방해가 되니 잘라내는 것이 좋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의 갈래가 너무 복잡하여 그 끝을 따라가다 보면 본래의 마음은 간데없고 그 시작점이 아닌 엉뚱한 생각에 매달려 있을 때가 있다.  그래서 그 감정을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명상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코 끝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내 몸을 순환하고, 내 몸속의 감정들까지 같이 휘몰아서 내쉬는 숨으로 빠져나가는 그 것만은 응시하는 것이 명상이다. 말은 쉽지만 자꾸 잡념들이 들어와 섞여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곤 한다.

 가끔 마음도 가지치기를 해 주면 머리카락을 자른 날처럼 홀가분해 질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