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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본문
인생에서 발견한 약간의 깨달음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은 잠언시를 모은 시집이다.
작가 헤르만헤세, 수녀 마더테레사, 시인 월트 휘트먼, 가수 밥 딜런, 월든 호숫가에서 진정한 자유를 꿈꾼 시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인 칼릴 지브란,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장자(토마스 머튼 번역)등의 시와 우리나라의 정호승, 천상병 시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17세기 수녀,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 미국 뉴욕이 신체장애인 회관에 적힌 시, 뉴욕 맨해튼의 흑인 거지, 일본 교토의 어느 선원에 걸린 시 등 작자미상의 시들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류시화 작가는 1988년부터 미국과 인도 등지의 명상센터에서 생활하고 매년 인도를 방문하는 등 수행자로 지내면서 그 과정에서 겪은 일들과 얻은 교훈을 모은 여행산문집과 잠언을 모은 시들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시작(詩作)과 명상 서적의 번역, 잠언 시집, 인생에 대한 시를 모은 시집 등을 발간하였으며, 법정 스님의 법문과 잠언을 엮은 시집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등의 인도 여행기도 있다. 이번에 엮어서 펴낸 시집은 그의 이전 작품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이 시집에 수록된 시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고스란히 인내하면서 살아가는, 혹은 살다 간 사람들의 시들이다. 인생이 본래 슬프고, 고달프다는 것을 알지만 거기서 머무르지 않는다. 때로 재치 있게, 유머러스하게, 여유가 있게 바라본 인생의 내용이다. 소박한 인생을 살면서 굽이굽이에서 발견한 약간의 깨달음을 적은 시들이다.
그대 벼룩에게도 역시 밤은 길겠지./ 밤은 분명 외로울 거야. -98쪽, 벼룩(이사, 일본 19세기 선승) 고단한 몸으로 잠을 청했건만 잠자리는 편하지 않고, 더욱이 벼룩에게 물어뜯기는 선승의 밤은 고달프다. 하지만 자신의 고달픔을 넘어서 그 시간에 잠을 자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물어뜯는 벼룩의 입장을 바라보고, 벼룩이 외로워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다고 표현을 하였다. 주인공이 외로우니 벼룩도 외로울거라고 말한다. 밤에 사람의 잠을 방해하며 자신을 위해 피를 빠는 벼룩이 외롭다고? 잠 안오는 주인공과 함께 깨어있는 벼룩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스란히 입혀본다. 이런 유머러스함이 시의 묘미이다. 좋은 시는 단순하다. 단 한 줄을 읽고도 웃게 되고, 울게 된다. 주인공이 겪은 상황이 눈앞에 훤히 그려진다. 공감백배다.
이 시집의 제목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은 흘러간 과거에 대한 후회와 자기 삶에 대한 성찰이 담겨 있다. 또,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지나가 버린 세월에 대한 회한과 안타까움이 있다.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이지 않았다. 고민하느라 즐겁게 살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 말레 신경을 쓰느라 덜 놀고, 초조해하였다. 용기가 없었다.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했으리라/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10쪽,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킴벌리 커버커)
인생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썼으며, 긴장하고, 매사 심각하게 지냈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 위해 싫어하는 콩 요리는 많이 먹고,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덜 먹었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실제 상황에 부딪혀 보지 못했다. 남에게 보이는 삶에 충실하다 보니 하고 싶은 여행도, 석양을 구경하는 일도, 산에 가는 일도, 강물에서 수영하는 일도 맘껏 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정법 <인생을 다시 산다면> 내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면/초봄부터 신발을 벗어 던지고/늦가을까지 맨발로 지내리라./춤추는 장소에도 자주 나가리라./회전목마도 자주 타리라/데이지꽃도 많이 꺾으리라. -125쪽, 인생을 다시 산다면,나딘스테어(미국, 85세 노인)
인생을 살면서 늘 깨달음을 얻으라는 법은 없다. 때로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잠시 시간이 주어졌을 때, 너무나 지친 다리를 이끌고 집에 돌아왔을 때, 잠시 쉬고 싶을 때 읽을 수 있게 식탁 옆에 두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원하는 사람에게 권한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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