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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자동차 바퀴의 바람을 빼야 사막을 건널 수 있다. 본문
자동차를 이용하여 사막을 여행하려면 타이어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가야 할 것이다.
그래야 더 잘 달릴 수 있으니까????
아니다.
타이어의 바람을 빼면 저항이 약해져서 모래에 빠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제자리를 맴돌면서 모래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니 때론 바람을 빼야 할 때가 있다.
바로 그 이야기다.
병원에서 하룻밤 지낼 일이 있었다.
간혹 병원에 처음 들어 온 환자, 수술을 한 환자들이 집중치료실로 가는 일이 있다.
옆 침상에 수술한 환자가 들어왔다.
"살려주세요. 누가 경찰에 전화 좀 해 주세요. "
"나를 데려가려고 해요."
"야, 왜 나를 묶어. 나 집에 갈거야."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무릎 수술을 하고 마취가 깨서 회복실을 거쳐서 일반병실로 돌아왔지만
간혹 섬망증상이라고 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갑자기 수술을 해서 환자가 불안하고, 낯선 환경에 대한 인지능력이 떨어져서 혼란스러워 하는 상태로
치매와는 다른 점이 있다.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꿈처럼 바로 깨어나는 것이 아니고 며칠 계속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국 침상을 빼서 집중치료실로 가면서도
"살려주세요."
"누가 경찰 좀 불러주세요."
힘좋게 소리를 질러댄다.
밤새 집중치료실에서 보호자까지 지새워야 했다.
아침이 되어서야 제 병실로 돌아왔다.
아주 조용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사막같은 병원에 적응하기 위해
바깥 세상에서 빵빵하게 채웠던 바람을 조금 빼는 의식을 치르고 나니
병원과 수술한 자신에 적응이 시작된 모양이다.
어디든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려면
몸의 힘을 빼고 가는 게 지혜로운 일인가 보다.
동네를 지나다가 고등학교에 내건 현수막을 바라본다.
"날아가는 새에게는 바람이 도움이 된다."
철새는 수천킬로미터를 날아서 이동하기도 한다.
이동을 하기 전에 새들은 몸집을 불리고, 근육을 키우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한다.
생사가 걸린 이동이기 때문이다.
날아가는 새에게만 바람이 도움이 될까?
바람은 큰 저항으로 다가오지는 않을까?
아!
바람을 타고 가면 되겠구나.
바람에 맞서려고 저항하지만 말고
바람에 올라타면 되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