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7.

  '9.4. 공교육 멈춤의 날'에 많은 교사들이 병가, 연가 등의 사유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 교육부가 징계를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다음날 아침에 교육부장관이 징계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징계 말고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게 더 있었다.  

    교사가 몇 몇 나오지 않아서 평상시처럼 보결수업으로 대체한 학교는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30~80% 이상 나오지 않은 학교에서는 학부모를 동원하여 관리하거나 '자율학습(자습)', 합반 수업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경기도교육감은 정상교육과정으로 보결수업을 진행하도록 학교에 지시 공문을 보냈다. 

 

  여기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성명을 발표하고,  교육감에게 사과하라는 등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선량한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를 제안한다.  선생님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니 교외체험학습신청서를 내라고 하는 학교도 있었다. 그러나  월요일 아침에 등교하니 우리 반, 옆반, 그 옆반 선생님도 안 나오셨다. TV로 학교폭력예방교육,  안전교육등을 시청하고,   학습지 풀기를 하다가 긴급하게 단축수업을 하니 오후 수업은 하지 못하고,  점심만 먹고 체육관으로 가거나 학원으로 간 학생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또 한 가지 더 생각해 보기를 제안할 일이 있다. 70~ 80%의 선생님이 빠진 자리를 채우기 위해 5반을 도맡아서 복도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학생들을 지킨 동료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그 날 오전이나마 학생들이 학교에 있을 수 있었지 않았는가?  학부모,  실무사, 사서, 영양사등의 공무직원들, 시설관리주무관, 행정실장, 행정실 직원 등의 지방직 공무원까지 교사들의 빈자리에서 급식, 생활, 하교지도를 도왔다다는 사실도 덧붙여서 말이다.  

  

  거리에 나서서 요구한 것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게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법이 바뀌기를 기다리면서 이제는 교실을 지켜야 할 시기다.  문제의 학생과 학부모에 의해  80% 이상의 선량한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일도 교사의 일이다.  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할 일은 현장을 지키는 일이다.  

 

   교육부에 제안한다.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는 수능에 있다. 대학수학능력평가는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 줄 세우기를 한다. 1등부터 40만, 50만 등까지 있다는 말이다. 그럴 필요가 없다.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바꾸고, 대학의 서열화를 없애고 평준화하면 된다. 다만 학점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적으로 유급이 되도록 하면 된다. 교육부가 알고 있으면서도 고치지 않는 수능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공교육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왜 사립 대학이 해야 할 일을 교육부가 하고 있는가? 어떤 학생을 뽑든 대학에 맡기고,  교육의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정책을 수립하시기를 바란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  초등학생이 고등수학을 배우는 학원에 다니는 학생과 학부모가 초등학교 수업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해 보면 작금의 초. 중등학교 교권문제의 핵심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학교폭력법을 손대지 않으면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어렵다.  변호사 업계에서 가장 호황인 사업이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사안이라고 한다.  학교를 법정에 세우는 일을 멈추려면 이번 법 개정에서 빠진 학교폭력법을 포함시켜야 한다. 법으로 해결하지 않고 교육적으로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개정하고, 심각한 범죄의 경우는 경찰에서 일반 시민을 수사하는 방법으로 개입하게 개정해야 한다.  더 이상 학교를 법정에 세우지 않아야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학교 가는 길이 즐거운 길이 되게 만드는 것이 교육부의 일이다. 문제는 킬러문항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