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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섬 위의 주먹 본문
섬 위에 무엇을 놓을 것인가?
2022년 독서 동아리에서 산 책 <섬 위의 주먹>을 처음 읽었을 때 "이게 뭐지?"하고 덮어버렸다. 6개월이 지나 내게 개망초 꽃을 선물한 아이에게 동화책을 선물하려고 다시 읽는다. 깜짝 놀란다. 이 안에 많은 이야기가 있었구나. 아니면 6개월 동안 나의 앎이 좀 늘었던가 둘 중 하나다.
"섬 위에 주먹을 날려라."는 주인공 루이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이상한 말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도무지 연결되지 않는 조합이다. 섬-주먹-날리다 가 어떻게 솔직하게 말하자라는 뜻일까? 궁금하여 찾아본다. 원작이 프랑스어라서 인터넷을 뒤져 구절을 찾았다. "Mettons les poings sur les iles"(섬 위에 주먹을 놓자) 어떤 이는 '주먹을 놓자'라고 해석했다. 오히려 말이 된다. 주먹을 내려놓고 나면 서로 옷을 벗은 것처럼 순수해지기 마련이니 솔직하자는 의미일 수 있겠다. 번역 프로그램인 파파고에서 영어로 바꿔본다. '
Let's get our fists on the island.'
이야기를 만든 사람은 프랑스 작가로 소설과 그림책을 쓰는 앨리즈 퐁트나유, 그림은 스페인의 비올레타 로피스가 그렸다. 옮긴이는 정원정, 박서영이다. 이 책은 기름먹인 종이(oiled paper)에 유화 감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루이 할아버지와 여덟 살 소년의 이야기다. 주로 나무, 새, 꽃, 풀, 물이 등장한다. 루이 할아버지는 자신이 만든 작은 집에 살면서 러닝셔츠를 주로 입으며 농사를 짓고, 새와 고양이와도 말을 한다. 할아버지는 농사를 잘 지어 정원사들이 부러워할 수준인데 비결은 "다 땅이 가르쳐 준 거야.", "땅이 스승이다."라는 말속에 있다. 스페인에 전쟁이 나자 이웃 나라인 프랑스로 피난을 왔고 글을 배우는 대신 밭에서 일을 했기에 글도 모르고 이름도 못 쓰지만 꽃과 동물 그림은 잘 그린다. 요리도 잘하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글을 배우려는 생각도 없이 살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말을 만들어 낸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섬 위에 주먹을 날려라!"같은 말이다. 나는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도 '주먹을 날리는 것보다는 '주먹을 놓자'는 표현이 더 '솔직하게 말하자'는 뜻에 가까운 번역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 책에는 노란 구슬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그려져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마침내 할아버지의 손에서 아이의 손으로 전해진 노란 구슬! 그건 지혜와 용기,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의 상징은 아니었을까?
유튜브에 한글로 더빙된 그림책 <섬 위의 주먹>을 발견하였다. 도르르 굴러가는 노란 구슬에 눈길을 준 것 도 유튜브의 움직이는 그림책 덕분이었다. 아이들이 책을 읽어도 좋다. 더해서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아도 좋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로 아들로 이어지는 인류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할아버지의 삶이 녹록지 않았으며 삶에 순응하고 고난을 극복해 온 분임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섬 위에 주먹을 놓다'는 '서로 (손에 쥔 것을 버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는 뜻이라고 나는 해석해 본다. 그러면 나는 섬 위에 주먹을 놓는 행위 말고 무엇을 하자고 말할 것인가? 왜냐면 섬 위에 무엇을 놓자는 라임(형식)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다. '섬 위에 신발을 놓자.' 신발은 가식을 의미하므로 신발을 놓자는 말은 '자유롭게, 의식하지 말고 즐겁게 지내자'는 뜻이다. 나도 루이 할아버지 식으로 말을 만들어 봤다. 앨리즈 퐁트나유가 쓰고 비올레타 로비스가 그린 동화책은 동화책의 기본에 충실한 작품이다. 어른의 마음도 움직일 만큼. 이 책을 읽으면 자기만의 언어를 하나씩은 만들고 싶어진다. 당신의 언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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