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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평]슬램덩크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2. 22. 22:02

 농구 한 경기에 담은 삶의 이야기

  문화가 있는 수요일, 2월의 영화는 <슬램덩크>(더빙).  20년 전에도 <슬램덩크>는 만화책으로 유명세를 가진 작품이었다.  그런 책을 만화영화 극장판으로 만들어 낸 것은 일본이다.  한국판으로 더빙을 하면서 주인공의 이름들은 한국식으로  송태섭, 강백호 등으로 불리지만 일본 만화 특유의 색은 살아 있다. 

 요즘 한국 언론에서는 '한때 세계 2위였으나 이제 내리막......'등으로 일본의 침몰을 예고한다.  1990년 이후 '잃어버린 30년'은 성장 주도의 자본주의 시선으로 볼 때의 일본을 말한다.  그런데 일본의 침몰을 이야기하기 전에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일본 문학, 일본의 철학 서적 등이 책 읽기 네트워크에 걸리고,  만화영화 시리즈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내용들은 30년 전의 작품들이 지금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미도 있고, 구성도 탄탄하다. 그렇다고 보면 문화의 측면에서는 일본의 침몰을 걱정하기보다 한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백범 김구 선생은 '문화선진국'이 되기를 소원했다고 한다.  2022년 이후 한국이 3050 클럽(GDP 3만 불,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에 들어 선진국 대열에 들었다고 말하는데,  이제 한국의 나아갈 방향은 '문화선진국'이다.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은 많은 지원과 기다림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본 <슬램덩크>는 한국영화가 만들어내지 못한 재미와 흥미를 담아낸 작품이라고 보인다. 

   만화의 색이 디즈니 만화의 화려한 색이 아닌 빛비 바랜듯한 색이라서 감성을 자극한다.  전국 고등학교 1위인 산왕공고를 상대로 오합지졸 북산고가 한판 대결을 펼친다. 아슬아슬한 경기 끝에 북산고가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샌드위치 기법으로 장면 사이사이에 10명 선수 중 주인공인 송태섭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주변 선수들의 이야기도 사이사이  끼워 넣었다.  정해진 결말이라 위기와 절정 부분이 다소 약해 보이기는 하지만 근래에 한 번도 보지 못한 영화 스타일이라서 편하게 보았다.  키 작은 송태섭이 드리블을 무기로 키 큰 선수들을 상대로 몰아치는 장면,  천방지축 강백호가 끝까지 공을 포기하지 않고 매달리는 끈기가 돋보인다.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되, 끈기 있게 살아내려는 자신의 삶의 신조를 강백호의 투지와 끈기에 투사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