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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저만치 혼자서 본문
소설가 이웃이 바라본 이웃의 삶
"나는 한 사람의 이웃으로 이 글을 썼다."라고 저자 김훈은 말한다. 1948년 생인 작가의 나이 이제 75세다. 주변에 남은 친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가 많을 수도 있을 나이다. 그런 나이이니 저자의 주제는 '죽음'으로 향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소설가 이웃이 바라본 이웃들의 죽음은 삶의 다른 모습일 뿐 전혀 낯설거나 신비롭지 않고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인다.
<명태와 고래>는 6.25 전쟁이 일어나 북한에서 남한으로 피난온 어부가 안갯속에서 북쪽으로 가는 해류를 따라갔다가 간첩으로 오인되어 북쪽과 남쪽에서 고문을 받고 감옥살이를 한 후에 결국 살았던 곳에 가서 감옥에서 배운 동양화를 그려 전시한 후에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죽음에 이르는 내용이다. 김훈의 작품이 그러하듯이 이 작품도 칼날같이 들이대는 묘사와 짧고 단단한 문장으로 한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연상시킨다. 세상을 사는데 따뜻한 봄날 같은 희망은 기대하지 못할 헛된 꿈이라도 되는 모양이다. 한치의 여지도 주지 않는다. <영자>는 신림동 고시촌에 모여든 9급 공무원 준비생들이 겪는 제도적 모순과 현실을 쓰고 있다. <저만치 혼자서>는 은퇴한 수녀들이 사는 공동체에서 죽을 날을 기다리며 수행의 길을 사는 수녀와 죽음을 앞둔 수녀들을 찾아 미사를 하는 젊고 병든 신부의 외롭고 힘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견주어 쓰고 있다. <손>은 이혼 후 가출한 아들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대상자로 복역하는 중에 아들의 짐을 모두 버리고 다른 동으로 이사하는 엄마의 이야기다. 자살한 여자가 구출될 때 손으로 강하게 구조하는 소방대원을 그러잡았다면 그건 자살이 아니라고 말하는 피해자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옷을 챙겨서 찾아가는 엄마의 이야기다.
김훈 작가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날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 같은 건 없다. 그저 제도권 아래에서 무참하게 희생되는 사람들, 이웃들이 있을 뿐이고 거기 그 거울에 비치는 자신을 발견하게 한다. 그래서 빨리 읽어버리고 덮지 않으면 안 된다.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삶을 중단하지 못하는 것처럼 작품을 읽어내는 수고를 해야 한다. 김훈의 작품은 늘 그렇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 솔직하게 대한민국의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서 일 것이다. 세상에 공짜도 없고 더구나 따뜻한 인간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나라도 따뜻한 인간을 찾아보자!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저만치 혼자서는 김소월의 진달래꽃에 나오는 시의 한 구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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