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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2022)-지식생태학자의 인간관계학 본문
90권 다작가(多作家)의 인문학 수다 " 도전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저자 유영만은 지식생태학자로 90여 권의 책을 집필했다. 한마디로 저자를 소개하라면 '열정과 도전'으로 적을 수 있다. <이런 사람 만나지 마세요>(2022, 12쇄)는 저자의 관계 혁명을 소개한다. 책표지에 "누군가에게 한 사람은 한 세상이다!"라고 썼다. 책 뒤표지에서 저자가 뽑은 구절"나는 곧 내가 만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바꾸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사람을 가려 만나고 소외시키라는 말이 아님을 전한다.
저자가 뽑은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은 어떤 유형일까? 저자는 귀막힌 사람, 필요할 때만 구하는 사람, 나뿐인 사람, 365일 과시형, 많은 문중 말문 막는 사람, 과거로 향하는 꼰대, 감탄을 잃은 사람, 책(冊) 읽지 않고 책(責) 잡히는 사람, 단점만 지적하느라 장점을 볼 시간이 없는 사람, 대접받고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 등 열 가지 유형을 꼽았다. (23p) 거기에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듯해도 결코 사소하지 않은 부분을 무시하는 사람, 말과 행동이 부분인 듯 보여도 전체를 나타냄을 콕 집어가며 짚어냈다.
'이런 사람은 피하고, 이런 사람은 만나지 말고, 뭔가 다른 이런 사람이 되세요. '라고 말하는데 목차를 보면 저자가 말하려는 의도가 잘 나타나 있다. 많은 책을 집필한 이력을 목차 뽑아내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는 댓구(對句)를 자주 쓴다. '지적하기보다 지지해주는 사람이 되세요., '머리보다 가슴으로 다가가는 사람이 되세요, 알아야 안아줄 수 있습니다.' 등 어떤 때는 너무나 갖다 붙여서 말장난인가 싶다가도 단어를 선택할 때 유사한 단어를 훑어보고 적확한 단어를 부각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을 발견하게 한다. '핑계는 줄이고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세요'(200p)의 경우 '핑계를 줄이고'를 빼고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세요'라고 쓰면 뭔가 허전하고 맛깔스럽지 않으며 의미도 쉽게 와닿지 않는다.
저자가 말하는 '뭔가 다른 이런 사람'은 이제까지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저자는 그의 말을 하되, 지식생태계의 다양한 저자들의 글을 빌려 말한다.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와의 관계에 따라 위치는 물론 본질과 운동 방향도 바뀝니다.(215p)말을 하기 위해 신영복의 <담론>을 인용한다. '하나의 사물은 그것이 물려받고 있는, 그리고 그것이 미치고 있는 영향의 합으로서, 그것이 맺고 있는 전후방 연쇄(lock-age)의 총화라 할 수 있습니다.'(신영복, <강의>(돌베개, 2004), p.475' 거기 덧대어 '사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장미'가 아니라 함께 핀 안개꽃입니다.(신영복, <처음처럼>(돌베개, 2016) p.135.)라고 말하며 인간관계의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저자의 독서 반경에 대해 알게 된다. 시어도어 젤딘 <인생의 발견>, 아서 프랭크 < 몸의 증언>, 아우구스티누스 < 고백록>, 우치타 타츠루 <말하기 힘든 것에 대해 말하기> 등 철학 분야의 책들을 다수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책을 많이 쓰는 반면 다른 저자의 책도 많이 읽는 다독가(多讀家) 임을 알 수 있다. 시대에 따라 인간관계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변하지 않는 밑바탕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저자의 말처럼 '누군가에게 한 사람은 한 세상이다'라는 전제하에 신뢰의 디딤돌을 하나씩 놓다 보면 닿고 싶은 상대의 마음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다. 인간관계에 고민이 없는 이가 있겠는가? 인간관계에 답답함을 가진 분이라면 읽고 나서 자신이 발견하는 능력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보물이 널려있어도 보물을 발견하지 못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돌일 뿐이니까. 다만 이런 제목은 아무나 정할 수 없는 제목이다. 왜냐하면 너무나 들이대는 느낌이다. 최고의 친절함은 명확함이라고 하는데 '만나지 마세요'로 제목을 뽑은 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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