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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헤어질 결심-사랑을 택한 여자, 일을 택한 남자 본문
영화 <헤어질 결심>(2022)가 2022년의 영화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었다. 청룡영화제 시상식 식전 공연에서 가수 정훈희의 <안개>를 듣는 동안 배우 탕웨이가 오열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각본을 쓴 정서경작가는 <친절한 금자 씨>를 비롯해 다수의 영화를 박찬욱감독과 함께 찍었다고 한다. 이번 영화는 박찬욱감독이 "남편을 죽인 여자와 사람에 빠지는 형사를 주제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말을 듣고 정서경작가가 시나리오를 썼다고 한다.
중국인 서래는 남편을 죽이고 용의자로 해준을 만났다. 둘은 서로에게 이끌렸다. 용의자 선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졌을 때 서래의 계획된 범죄를 알고 해준은 서래를 떠난다. 그러나 서래는 또다른 범죄를 짓고 해준을 찾아온다. 해준은 의심에 의심을 더해 서래를 몰아붙이지만 자신이 서래를 도운 사실이 밝혀질 위기에 처한다. 이때 서래는 스스로 죽음으로써 모든 일을 끝내려 한다.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두 번 보는 영화가 늘고 있다. 영화 곳곳에 많은 장치들이 있음을 발견한다. 서래의 집의 벽지는 산과 파도 이미지가 가득하다. 할머니의 집에는 '베타'라는 파란색의 싸움물고기(혼자서만 살아야 한다. 두 마리가 있으면 한 마리를 잡아먹어버린다.)가 어항에 한 마리만 있다. 서래가 할머니에게 읽어주는 책은 <산해경>이다. 산해경은 중국의 오래된 지리서다. 서래가 모래를 파고 들어가는 장면에서 사용한 양동이는 초록색, 서래가 바닷가에서 핸드폰을 던질 때 입은 원피스는 초록색, 혹은 파란색으로 보이는 옷이다. 배우 탕웨이가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감정 표현을 가진 인간적인 여자를 연기했다면 박해일 배우는 정직하고 반듯하지만 , 자기만의 틀에 갇혀 선택장애를 앓는 공무원 타입 남자를 연기했다. 두 사람의 입장이 대비되었음을 발견한다. 박해일 배우는 <최종병기 활>, < 한산> 등에서 매번 새롭게 거듭나는 이미지를 선보이는데 이번에도 또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 낸 셈이다.
1967년 정훈희 가수가 15살일 때 작곡가 이봉조가 곡을 주어 부르게 되었다는 <안개>는 지금 71세가 되어 부르는 노래가 더 울림이 크다. 특히 감독이 정훈희와 송창식이 함께 불러야 한다고 섭외를 했다는데 왜 그랬는지 알 것 같다.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한 두 노가수의 노래는 복고 열풍과 함께 한국에서 사라졌다는 멜로영화를 한꺼번에 되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한글의 위대함을 확인한다. '마침내', '단일', '붕괴됐다'는 말은 평소 구어체로 활용되지 않는 말인데 배우의 입을 빌어 나오는 순간, 매우 적확한 표현임에도 흔히 쓰지 않았던 한글이 살아남을 실감한다. 노래 <안개>와 '마침내'라는 한글을 되살린 영화, <헤어질 결심>은 충분히 2022년의 영화로 길이 남을 것이다.
다만 왜 여성인 서래가 사랑에 모든 걸 잃는가? 그 방법이 왜 바닷가 모래 속으로 들어가는 결말이어야 하는가는 의문으로 남는다. 마침내 해준은 사랑을 알았지만, 상대는 자신의 앞에서 사라져 버린 비극은 보는 이를 오래 가슴 아프게 할것이다. '나홀로 걸어가는 안개만이 자욱한 이 거리~~'영화와 잘 어울리는 노래 <안개>를 고른 통찰력이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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