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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새로운 날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0. 9. 8. 09:40

9월 들어서면서 기온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8월의 35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습도 100%의 끈적함,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들이 여름날의 기억이라면

9월의 햇살은 살짝 기울어진 햇살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집 안으로 들어와 상쾌하다.  햇살의 느낌도 다르다. 습도도 낮아지고 있다.

점점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눈에 띄지 않게,  다가오는 계절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는 날이 며칠 되지 않았고, 등교를 하더라도 교실에서 오전에 수업을 하고 오후에 바로 귀가를 하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노는 학생들이 없다.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주인이 없다는 것을.

풀씨가 하나 둘 날아와 자리를 잡기 시작하더니 장마시즌을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영역을 넓히다가 급기야는 운동장 전체를 차지해 버렸다. 작년에 하나도 없던 풀이 어떻게 저렇게 자리를 잡았을까?

 

운동장을 갈아엎고 소금을 뿌려서 풀을 말려서 없애려고 한다.

1톤 트럭에 갈퀴모양의 긴 쇠붙이를 매달고 운동장을 빙글빙글 돌면서 갈아엎는다.

그러면 풀이 있던 흙을 갈아 엎으면서 아래흙이 올라온다.

1시간도 채 안 걸려서 운동장의 풀은 사라지고 흙이 드러났다.

 

운동장 한켠에 소금포대를 쌓아 놓았다. 

태풍 바비가 올 때부터 쌓아두고 있었다.

그 후 마이삭과 하이선이 지나면서 많은 비와 바람이 지나갔다.

이제 운동장이 마르기를 기다린다.

며칠 후 운동장이 마르면 소금을 뿌릴 것이다.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넒은 운동장이 학교의 상징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실내 운동 위주로 바뀌고 운동장은 아이들이 없는 저녁에 퇴근후 걷기 운동을 하는 동네 사람들의 운동장이 되어 가고 있다.

 

누가 사용을 하든지  풀이 가득하던 운동장 보다 잘 가꾸어진 운동장을 사용할 때 기분이 좋을 것이다.

소금으로 다져서 매끈하게 가꾸어지면

나도 퇴근후에 운동장에 나가 맨발걷기를 해야겠다.

 

오늘은 화상회의가 있다.

화상회의 두시간은 대면회의 2시간보다 훨씬 길다.

상대성이론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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