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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2. 9. 2. 본문
아는 게 많으면 먹고 싶은 것도 많다고 했는데
먹고 싶은 게 많은 지는 모르겠지만
순간순간 떠오르는 짤막한 지식들이 불쑥불쑥 죽순처럼 올라올 때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책 읽기, 글쓰기를 꾸준히 해 온 결과라면 반가운 일이다.
위험성평가를 매년 해야 한다고 방문한 안전기사의 말을 듣다가 <하인리히의 법칙>을 떠올렸다.
무심하게 지나칠만한 작은 일 300개, 유의미한 일 29개가 모여서 대형 사건 1개가 생긴다는 말이다.
직장의 현관에 비스듬한 단차가 있다. 거기에 가로 세로 20센티정도 되는 타일을 붙여서 공사를 했는데 공사 업체에서 인심 쓰듯이 금빛 나는 타일은 가운데에 넣어서 장식해 주었다. 그런데 그 금빛나는 타일이 마찰력이 없어서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이면 미끄럽다. 나도 구두 신고 짚었다가 미끈~하고 넘어질 뻔했는데 비 내린 화요일에 동료가 바로 거기서 미끈~하고 휘청거렸다. 다음 날 시설팀의 지원을 받아 금빛 타일을 깨끗이 닦아내고 미끄럼 방지 테이프를 세 줄을 붙였다. 이제 거기서 미끈~하고 넘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민원인이라도 그 자리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면 큰일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닿으니 사전에 예방하기를 잘했다.
위험성평가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이전에 비해 안전에 보다 신경을 쓰고, 예방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하인리히의 법칙은 어디나 통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성실함이 재능을 능가한다는 의미로 특히 악기 연주나 글쓰기 등 실력을 쌓는 일에서는 흔히 쓰이는 비유다. 요즘 아버지 장례 이후 과호흡 후유증과 슬픔으로 인하여 가슴에 돌을 얹어 둔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숨이 고르지 않다. 플루트 연습을 하려 해도 소리가 떨리고 고음 소리는 끊긴다. 하루 이틀 쉬다 보니 쉬운 곡도 음이 고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으려 애써 불고 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데 1만 시간의 법칙이다. 연습만이 실력이다.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 아버지께도 한 곡 선물하자. 좋아하시던 노래가 뭐였을까? <가요무대>를 즐겨 보셨는데 어떤 노래를 좋아하셨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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