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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2.7.28. 본문
요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가 높아서 시청률이 18%라고 한다. 나도 며칠 전부터 드라마를 보고 있다.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변호사 우영우의 매력이 상당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폐증'은 정확하게 '자폐스펙트럼 장애'라고 말하는 게 정확하고 그 증상은 사람에 따라 제각각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우영우는 한 번 본 문서를 그림처럼 인식하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리고 좋아하는 게 있으니 바로 고래다. 남방돌고래, 향유고래, 혹등고래, 양쯔강 돌고래 등 다양한 돌고래에 대한 상식을 꿰고 있어서 주변은 온통 고래 문양으로 된 제품들이다. 요즘 돌고래 모양의 시계는 품절이라는 기사도 본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 사람들은 놀랍도록 남 따라 하기에 빠른 능력을 가진 거다.
나도 전에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학생을 담임한 적이 있다. 그 아이를 3학년 때 담임을 했었다. 몸집이 다른 학생들보다 크고, 말을 거의 하지 않으며 바로 행동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평소 온순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등 자기 관리 면에서는 다른 학생과 다를 게 없었다.
자폐아에게서 발견되는 놀라운 능력을 서번트 증후군(Savant Syndrome)이라고 한다. 내가 담임맡았던 아이는 그림에 소질이 있었다. 예를 들어 돌고래를 그린다면 돌고래 머리부터 차례로 그리는데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그려서 넘기면서 볼 때는 마치 애니메이션 효과가 나타나도록 그리는 것이다. 색을 사용하는 감각도 뛰어나서 화려하지만 유치하지 않게 어울리는 색을 골라서 색을 칠했다. 이런 것쯤은 식은 죽 먹기라는 식으로 척척 그림을 그려내느라 수업시간에 다른 활동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 아이는 어느 날 교실 급식을 하던 중에 국과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인지 급식을 받자 마자 국통에 급식판을 쏟아 버렸다. 밥을 먹고 잔반을 국통에 쏟아 버리기로 한 약속을 지킨 셈인데 너무 빨리 버린 게 문제였다. 그날 우리 반은 국 없이 밥을 먹어야 했었다. 벌써 13년 전의 일이다. 이제는 23세의 어엿한 성인이 되어 있을 그 아이를 생각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드라마가 인기인 이유는 아마도 우영우가 장애를 갖고 있음에도 로스쿨 수석 졸업을 하고 대형 로펌에 취업하여 좌충우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면들이 대견스러워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또는 우영우가 고래를 말할 때마다 마치 포켓몬 게임처럼 증강현실(AR)로 범고래가 하늘을 떠 다니고, 벽에 커다랗게 고래 사진이 걸리고, 구름이 고래 모양인 점 등 다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되어서 일 수도 있다. 또는 돈만 알 것 같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와 직원들이 의외로 자폐를 가진 변호사를 돕고, 한 팀이 되어 법과 정의 편에 선다는 설정이 따뜻한 인간애를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이유말고도 남들이 보니까 따라 보는 나 같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13년 전에 만난 아이를 기억하고, 우영우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은연중에 나도 우영우를 응원하면서 그에게서 사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걸 발견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서도 배우는 게 있다. 내가 우영우를 좋아하는 이유는 밝은 에너지를 가졌고, 미련하게도 너무나 솔직하기 때문이다. 그런 게 감출 수 없는 우영우의 매력이다.
한국은 자폐증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38명 중 1명이라고 한다. 또 어떤 통계에서는 한국의 중간규모 도시의 8~12세 아동 5만명을 조사한 결과 유병률은 2.6%(100명중 3명 내외 정도)라고 한다. 이는 미국의 뉴저지주보다 약간 높은 수치라고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음악, 미술, 암기 등의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서번트증후군까지 겸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차이를 파고드는 순간 우리는 차별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누가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폐를 가진 우영우가 볼 때 일반인들은 자신이 너끈히 해내는 문서 암기력도 못하는 비정상적인 사람들로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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