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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2. 6. 25. 본문
선물 고르는 일은 참 어렵다. 얼마 전부터 선물을 보내고 싶은 분이 있지만 도무지 무엇을 좋아할 지 알 수가 없어서 안부 전화로 대신했다. 퇴직을 앞두고 있는 분인데 내가 승진을 했을 때 선물을 보내 주셨다. 그런 분이기에 나도 뭐라도 보내드리고 싶었지만 '혹시 싫어하지는 않을까?', '잘못 보냈다가 오해를 살 수도 있을까?', '이쁜 쓰레기 하나 추가했다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주저하다가 포기했다. 잘 했다 싶다. 전화를 하니 무척 반가워 했고, 퇴직을 앞두고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지,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준비했는지를 상세하게 말씀하신다. 아파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작은 6평짜리 소형 주택(농막이 아니다. 택지에 지은 이동식 주택이다.)을 지었고, 텃밭은 5평이면 혼자 돌보기에 족하다고 했다. 아니 그것도 돌아서면 풀이나니 돌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퇴직 후에 한 번 보여주겠다고 하니 9월이 되면 방문하기로 했다. 전화가 어설픈 선물보다 나았다.
그런 나에 비해 동생은 선물하기를 즐긴다. 내가 가진 옷 중에 절반은 동생이 사 준 선물이다. 얼마전에도 여름용 점퍼를 선물로 보내왔다. 오늘은 양가죽 가방을 선물받았다. 가볍고 예쁘다. 가방 안에 소품 정리함까지 들어 있다. 이런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골라서 선물하는 취미를 가진 동생 덕에 내 손으로 가방을 산 일은 거의 없다. 철마다 보내주는 옷도 1년이면 몇 벌이다. 그런 선물하기를 취미로 하는 동생이 옆에 있는 건 내게 좋은 일이다. 가끔 나와 맞지 않는 게 있었던가? 나는 옷에 까다롭지 않기에 별 어려움 없이 소화한다. 내가 옷을 잘 소화하는 재주가 있는 건가?
오 헨리의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짐과 델라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물건을 팔아서 상대를 위한 선물을 산다. 짐은 시계를 팔고, 델라는 머리카락을 판다. 그러나 짐이 델라를 위해 고른 선물은 머리핀이고, 델라가 짐을 위해 고른 선물은 시계줄이었기에 서로의 선물은 소용이 없는 선물이 되어 버렸다. 서로를 위해 한 번만이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이런 안타까운 결과는 없었을텐데......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하려다 일어난 결과다. 그러니 선물을 하기 전에 한 번 물어보는 건 어떨까?
가까운 지인이 3주년 선물을 서로 고민하다가 기부하기로 했다고 한다. 흔쾌히 기부를 선택한 젊은 선택을 응원한다. 이야기를 꺼낸 지인의 말을 듣고 상대방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고 한다. 이런 게 선물이다. 서로가 기쁜 게 선물이다. 물건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는 게 선물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하면서 자기가 갖고 싶은 걸 남에게 주면서 받으라고 강요하는 억지 선물은 지양하자.
오늘 감자 한 박스, 양파와 마늘 한 박스, 토마토 한 박스를 선물 받았다. 수확철이라서 수확을 기쁨을 나누고자 보내온 선물들이다. 고맙다. 보내준 분들의 노고에 한 번, 보내준 노고에 또 한 번 감사를 드린다. 나는 주변에 좋은 분들이 참 많다. 이런 분들 덕분에 오늘도 잘 살고 있다. 때가 되면 나도 이 분들께 선물을 할 것이다. 그게 뭔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 때가 되면 알겠지.
"이거 어때, 저거 어때? 그거 어때? "하면서 선물을 쉬이 고르면 그 선물은 쉬이 버려진다. 이쁜 쓰레기가 되는 선물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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