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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시

<시> 흉터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3. 7. 21:54

흉터

흉터가 되라.
어떤 것을 살아 낸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라.

ㅡ네이이라 와히드ㅡ

봄이 산수유 꽃봉오리 끝에 노랗게 매달렸다.
머지 않아 밖으로 노란 수술을 내밀면서 함성을 질러댈 것이다.
"봄이야! 봄이야"
겨울을 견딘 끝에 맞보는 새 봄은 얼마나 싱그러울까?

견뎌낸 삶의 기억들과 경험들에 부끄러움이
살짝 올라올 때는
욕심이 보태지고 자신을 과대평가한 결과일 것이다.

있는 그대로
내가 삶의 모퉁이에서 넘어졌던
기억마저
고스란히 기억할 때

그동안 빛나지 못한 내 안의 빛들도
저 산수유처럼
새로운 봄을 맞이하여 반짝거리리라.

반갑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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