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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보려면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2. 16. 23:04

꽃을 보려면

 

                    박두순

 

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를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한다.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입춘을 지난지 한참인데 갑자기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고 예보하더니 오늘 저녁은 많이 춥다. 정월대보름이 어제라 아직 달이 둥그렇게 밝다. 날씨가 추우면 미세먼지가 끼어들 틈이 없으니 달이 유난히 밝고 시리다. 

 

봄이 오려면 이런 추위를 몇 번 더 겪어야 한다.  봄은 거저 오지 않고, 추웠다 풀렸다를 반복하는 사이 '어? 봄이 벌써 왔네?'라는 탄성과 함께 다가오곤 했다.  그런 추위가 이번 추위인 셈이다. 내일 낮이면 풀린다고 하니 호된 추위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렇게 기다려서 피는 꽃, 추위를 견디고 피는 꽃을 기다린다.

겨울옷이 점점 무겁게 느껴진다.

 

오늘은 코로나 확진자가 90,443명이다. 3월말 20만, 혹은 30만명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런 확산세가 코로나의 치명률을 낮추고 독감처럼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자가면역력을 가지게 되면 여름쯤이면 마스크를 벗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다.  스웨덴 등 여타의 국가들은 이미 마스크를 벗었다. 자연면역력을 기대한다는 전략이다. 

 

채송화 꽃이 피는 여름 날의 뜨락을 생각해 보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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