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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2. 25. 17:09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의 표면적인 독립이 아닌 진정한 독립을 원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유럽연합에 가입하여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두려운 것은 우크라이나의 자유민주주의라고 한다. 이면에 어떤 계산이 있든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나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서 신영복 님의 <담론>을 옮겨 적어본다. 

 

지금은 미국을 필두로 하는 패권적 질서로 재편되어 있다. 그것이 오늘날의 세계 질서다. 지금은 금융자본이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단계다. 금융자본은 무엇을 생산하는 자본이 아니다. 산업자본이 자연과 노동을 수탈하는 것이라면 금융자본은 큰 자본이 작은 자본을 수탈하는 파괴적 시스템이다.  상품 사회는 화폐 권력이 지배하고 화폐 권력은 그 자체가 허구라고 했다. 이러한 파괴적 시스템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전쟁 국가인 미국의 군사력임은 물론이다. 엠마누엘 토드(Emmanuel Todd)에 의하면 미국은 어떠한 국제분쟁이나 전쟁도 문제의 최종적 해결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쟁과 준 전쟁 상태를 지속시킴으로써 개입의 가능성을 계속해서 열어 둔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최종적 해결은 미국의 계획에 없다. 뿐만 아니라 전쟁은 2등급 국가들과 벌인다는 원칙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같은 중동 국가,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들이 대상이다. 북한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적어도 러시아나 중국과의 전쟁은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에 회피한다.  어떤 경우든 미국이 주력하는 것은 군사력과 무기 현대화다. 그러나 <제국의 몰락>(비아북, 2009)에서 엠마누엘 토드는 군사력에 기초한 미국의 단일 패권은 이미 기울기 시작했고 15년을 지탱하기 어렵다고 예견했다.  

 조반니 아리기(Govanni Arrighi)는 미국 중심 패권 체제의 종언을 예견하고 있다. 물질적 팽창 국면은 경쟁 약화와 이윤 압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본이 생산 부문에서 철수하여 금융과 투기로 이동한다. 이 경우 실물 부문의 자본이 금융 부문으로 이탈하면서 두 부분 모두 일시적으로 이윤율 상승을 보이게 되지만 이러한 호황은  금융 부문의 투기적 현황과 생산 부문의 부분적 경쟁 완화를 통해서 일어난 일시적 '벨 에포크'(Belle Epoque)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아리기는 <베이징의 애덤 스미스>에서 미국의 패권은 베트남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서 실패하면서 이미 추락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의 글을 근거로 볼 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한 러시아의 침공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유럽-미국과 연결되어 있고, 결국 그 여파가 우리나라에도 미칠 수 있다.  나비효과처럼 이 문제는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당장 우크라이나는 밀 곡창지대로 밀가루 값 인상으로 이어지는 영향을 미치고, 이는 가장 빈곤국인 아프리카의 식량 사정까지도 더욱 위태로워질 수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개입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지원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국의 안정을 위해서이다. 물가인상으로 인한 불안감, 중간선거를 앞둔 대통령의 지지율 등과 연관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단순히 남의 나라 불구경으로 치부하지 말고 진전되는 상황을 지켜보자.

다만 사상자가 더이상 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