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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11209 본문
사과의 법칙
"미안해"
"미안한 사람이 그렇게 말해?"
"그럼, 내가 언제까지 미안하다고 말해야 돼?"
"뭐라고? 너는 미안한 사람이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요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잘못했다고 말하는 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거나 체면을 구기는 일이라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분쟁도 많고, 변호사를 사서 소송을 하기도 한다. 작은 사과로 끝날 일을 재판까지 가기도 하고 때로 더 크게 번지기도 한다.
힘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잘못을 한 사람에게 복수를 하거나 보복을 하지만 힘이 없는 사람, 평화를 지향하는 선한 사람들은 사과를 요구한다. 사과는 관계 회복을 하는 중요한 행동이다. 그러나 그 사과가 때로는 화를 불러오기도 하고, 오히려 관계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사과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과에도 타이밍이 있고, 법칙이 있다.
먼저, 사과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바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 자리에서 말과 행동으로 사과를 하면 대부분의 일들은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두번째는 본인의 잘못을 제대로 인지하고 명시하는 사과를 한다. "내가 약속시간에 늦게 와서 미안하다. ", "우리 아이가 당신 아이를 다치게 해서 죄송하다." 등 잘못된 행동에 대해 정확하게 표현하여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
세번째는 피해를 당한 사람의 체면을 살려주고, 잘못을 한 사람은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점이다. 피해자를 피해자 코스프레 한다고 몰아세우거나 피해자의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잘못을 했다고 핑계를 대는 행동은 '진정한 사과인가?'를 묻게 한다. "네가 약속시간은 5시로 잡아서 내가 늦었잖아. 6시로 했으면 좋지 않아? 내 사정 뻔히 알면서 왜 5시로 약속시간을 잡냐고?", "아니, 놀다보면 그럴 수 있지? 왜 우리 애 축구하는데 옆에서 놀고 그래? 안그러면 공에 맞는 일도 없을 거 아니냐고?"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면 화해는 멀기만 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전직 총리 케빈 러드는 원주민 아동 강제분리 정책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반성한다’를 5회, ‘미안하다’를 9회, ‘사과한다’를 18회나 했다고 한다. 그가 세 번 연속 ‘아이 엠 소리’(미안합니다)를 외치자, 그 나라 전체가 울었다고 한다. 사과가 성립하려면 자신의 행위가 듣는 이에게 좋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듣는 이에게 미안함이나 책임감을 표현해야 한다.
나이가 어린 아이는 "잘못 했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라고 손바닥을 싹싹 빌면서 부모님께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빈다. 그러면 부모님은 그 사과하는 행동에 마음이 풀리고 용서를 해 주게 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면 안된다. 알겠지?"라는 엄한 말로 마무리하면 화해는 마무리가 된다.
좀 더 자라면 사과의 형식도 달라져야 한다. '어떤 점에서, 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조목조목 짚어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듣는 사람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았다고 생각을 한다.
사과는 자신의 행동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사과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거나 추상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는 표현은 자신이 행위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해석이 된다. 요즘 선거를 앞두고 '공정, 상식, 정의'가 거론된다. 상식은 결국 '자율성과 책임감'이 공존하는 사회를 말한다.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고, 잘잘못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말이다. 이는 반대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비상식적이며 정의롭지 못한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요즘 말실수가 많이 거론된다. 말은 사람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도구다. 모르는 사람과도 몇 마디만 주고받으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지 않은가? 사과는 즉시 한다.잘못된 행동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한다. 사과 받는 사람의 체면을 살려주면서 사과한다. 이 세가지만 갖춰도 '진정성 논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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