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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산책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4. 29. 16:17

 

 매일 점심시간에 산책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오전 일을 마치고 점심시간은 잠시 휴식을 하는 시간이다. 이 시간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기는 싫을 뿐 아니라 건강에도 해로울 듯 하다. 몸도 정신도 마찬가지다. "정신차려!"라고 말할 때 "情身"이라고 해석한다면 "情(마음)"이 먼저고 "身(몸)"은 그 뒤에 따라 나선다는 말이다. 그러니 마음을 추스리고, 몸을 추스리기 위함이라는 말이 맞겠다.

부지런히 걸으면 5분이면 충분하지만 천천히, 자세히 보면서 걸으면서 어제와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간다.  꽃도 보고, 나무도 본다.  길고양이도 보고,  시설물도 본다. 간혹 아이들의 허락을 받고 딱지치기 하는 모습을 찍는 행운도 있다. 

 

  화단에 홍단풍이 부지런히 잎을 피우고 있고, 그 옆에는 목련이 꽃을 떨구고 잎을 새롭게 키우고 있다.  옆에 나란히 서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보니 두 나무의 색이 서로 대비되어 또 하나의 의미를 제시한다.  색은 대비되어 선명하고, 나란히 있어서 비교가 확실하나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하였다.

 두 나무가 경쟁하면서 피는지, 격려하면서 피는 지는 몰라도 서로 각각의 색을 제대로 유지하면서도 간격을 유지하는 모습에서 '소통과 조화로움'을 발견한다.

 

  사진을 찍다보면 카메라를 조금만 움직여도 전혀 다른 장면을 찍을 수 있다.  사람의 태어난 기질은 바꿀 수 없지만 성격은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를 움직여 전혀 다른 사진을 찍듯이,  자신이 가진 시선을 조금만 바꿔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카메라 들고 나서는 점심시간은 삶의 즐거움을 주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