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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놀이로 하기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3. 30. 21:24

요즘 봄꽃이 피느라 그야말로 야단법석이다.

야단법석의 어원을 알고 있는가?

야단법석(野壇法席)은 불교에서 유래된 말로 야외에 설치된 설법 자리를 말하는 것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 시끌벅적한 모습을 말한다. 꽃이 피는 모습에 야단법석을 빗댄 이유는 가만히 있어도 꽃이 피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고, 사람들은 그 꽃피는 소리와 대지가 깨어나는 에너지에 술렁인다. 

 

  이제 춘곤증을 느낄 때가 되었다. 춘곤증은 왜 생길까? 겨울 내내 움츠린 몸이 갑자기 따뜻한 봄을 맞이하기에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탓에 계절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 거기에는 또한 우리가 늘상 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예일대학교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고 한다.

'학생 식당에 온 학생들이 손소독기를 어떻게 하면 더 많아 사용하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재미를 살리는 것'이었다고 한다.

누군가 손 소독기를 사용하면 기계에서 비디오게임에서 점수 획득할 때 나는 소리가 나오게 하였더니

이전 보다 7배나 많은 학생들이 손소독기를 사용했다고 한다.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다. 그럴 듯 하다.

 

사실 늘상 하는 일은 재미가 없다. 위의 실험처럼 일에 재미를 더하는 방법은 없을까?를 늘 생각하면서 같은 길로 출퇴근을 하지 않고, 또 같은 길로 몇 바퀴씩 돌면서 운동하는 것을 싫어한다.

 

같은 일도 방법을 달리 하는 방법이 있다.

출근길의 경로를 몇 가지 정하고 오늘은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 어떤 날은 가운데로 가는 길, 어떤 날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커피머신의 원두량은 1숟갈, 두숟갈, 세 숟갈... 다르게 정해 본다.  점심 식사 후에 100보 걷기를 한다.  산책길 주변의 대상들을 핸드폰으로 사진 찍기를 한다.  같은 코스로 운동을 할 때는 한번은 오른쪽으로 돌고, 다음엔 왼쪽으로 돈다.  왼손으로 젓가락질을 하고, 오른손으로 숟가락질을 한다. 

 

이 밤에도 봄꽃은 피고 있을 것이다. 

꽃들은 온 힘을 다해 피고 있을 것이다.
어떤 소리인지 흉내낼 수는 없어도 그 꽃들이 피는 에너지는 내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꺼번에 온통 피지 않고, 이 가지 저 가지에서 조금씩 피어 만개할 때는 2/3정도의 꽃들이 피었을 때가 될 것이다.

 

살자고 하는 일

죽자고 매달리지 말고

꽃들이 만개할 때 2/3정도만 피듯이

내 일도 2/3정도만 하고

토독 톡 토독 터지는 꽃망울처럼

재미있게 할 방도를 찾아봐야겠다.

 

일 하나 끝나면 하늘 한 번 보기라도 하자.

거기 구름 한 점

거기 새 한 마리

거기 꽃 잎 하나

거기 나뭇잎 하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