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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파티효과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3. 19. 16:13

무엇이 보이는가?

 어제 책<voice in the park>를 처음 보았다. 공원에 함께 있던 네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공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짧은 내용의 책이다. 엄마와 함께 공원에 간 남자 아이와 아빠와 함께 공원에 간 여자아이 그리고 두 마리의 개가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머물지만 그들의 시각 차이는 너무나 다르다. 그 시간과 감정의 차이를 그림으로 오롯이 표현한 앤서니브라운의 재치와 공감능력이 놀랍기만 하다.

 

 칵테일파티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는 게 있다.

파티장의 시끄러운 주변 소음과 대화 속에서도 대화를 하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선택적으로 지각하여 집중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칵테일 효과는 수용자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 받아들이는 현상을 칭하며, 이는 선택적 주의(selective attention) 및 선택적 지각(selective perception)에 의해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와중에 어디선가 내 이름이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이상하게 그쪽으로 귀가 쫑긋해지고 그들의 대화내용이 들리기 시작한다. 또, 내가 아는 사람의 목소리는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더라도 구별할 수가 있다. 인간이 가진 선택과 집중의 능력이 있어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소리를 녹음하는 녹음기로 녹음을 하면 원하지 않는 소리까지 모두 녹음이 되어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소리를 듣지 못할 때도 있다. 녹음기는 들리는 소리를 모두 녹음하기 때문이다. 즉, 수동적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인간은 선택적 판단에 의해 내가 듣고 싶은 것을 골라서 듣는다. 선택하여 듣고, 보는 능력은 보고 듣는 사람의 입장과 성향에 따라 왜곡되어 기억된다.  그래서 인간은 객관적인 기억이 아닌 주관적인 기억만을 갖게 된다. 그러니 인간은 원래 객관적인 해석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즉, 불완전한 존재라는 말이다.  또한 선택과 집중으로 같은 정보를 얼마든지 다르게 기억할 수 있는 다양성을 갖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칵테일파티효과 즉, 선택적 주의는 수많은 정보 속에서 나의 생존과 관련된 혹은 자신의 가치 비중에 따라 내가 듣고 보는 정보가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갈수록 인터넷, TV, 핸드폰에 넘쳐나는 핫한 정보를 차단하지 못한다면 이런 선택과 집중의 능력이 퇴화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다. 매체가 제공하는 알고리즘에 따라서 물건을 사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길을 가고, 그러다 보면 우리의 판단은 big brother가 지배하는 시스템 안에 갇히게 되는 것은 아닌지...... 너무 앞선 상상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앤서니브라운의 <voice in the park>는 10번 이상 읽은 다음에 서평을 쓸 생각이다. 오늘이 두번째다. 첫번째 볼 때보다 두번째 볼 때 새롭게 보이는 부분을 발견하였다. 모든 장에 두 마리의 개가 노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