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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매일 반복한다는 건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1. 14. 21:58

매일 반복한다는 건

 

매일 아침 감사일기를 쓴 지 3년이 지났다. 감사일기를 시작할 때는 3년동안 지속될 수 있을지 생각하지 못했다. 시작한 계기도 미국의 오프라윈프리의 글의 읽으면서 감사일기 한 줄이라도 써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쓸 일이 없을 때는 주차장에 주차할 자리가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쓴다’ 는 말을 읽고 ‘그래, 그런 거라면 나도 한 번 써 보자’라고 했던 것이 이제는 매일의 일과가 되었다. 어떤 날 늦잠이라도 자서 못 쓰면 직장에 가서 쓰기도 했다. 해외여행을 갈 때는 여행지에 있는 호텔의 메모지에 쓰기도 하였다. 대개 호텔마다 화장대 앞에 메모지와 연필이 있거나 호텔로고가 적힌 볼펜이 놓여있다. 나는 그 메모지에 감사일기를 기록한다. 메모지가 없을 때는 핸드폰의 메모에 기록을 하였다. 그렇게 이어져서 맨 처음 일기장에 다섯 줄로 쓰던 것에서 벗어나 따로 공책을 만들어 감사일기를 쓰기로 발전했다. 공책이라고 하는 것도 별거 아니다. 무지공책을 사서 한 장씩 쓰다가 한 권을 세로의 반으로 잘랐다. 스프링 공책이라서 자르기가 쉽다. 스프링이 있어야 넘기기도 좋고 오른손잡이인 내가 일기를 쓸 때는 스프링이 왼쪽으로 오도록 이리 저리 돌려가면서 쓴다. 이제 공책이 세 권이 쌓였다. 한 번씩 지난 감사일기를 보면 그 때 나의 생활들이 보인다. 감사하고, 또 바라는 마음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알 수 있다. 대개 가족과 나이 일터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바람이고, 나의 주변이 평화롭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나는 소싯적에는 나만 잘하면 괜찮을 줄 알았지만 내 감사일기를 돌이켜 보니 가족들과 나의 일터의 동료들과 나의 지인들이 평화로워야 나 또한 평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발견한다.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일상에서 발견한다.

  나는 오늘 여섯시 삼십분에 용인으로 출장을 가기에 앞서 감사일기를 쓴다. 내 감사일기는 나의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매일 반복한다는 것은 이것이 바로 나의 편린이라는 의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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