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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니콜라스 파티 전시회 다녀오다 본문
"호암미술관 갔더니, 니콜라스 파티 전시회 하던데 함 볼만해요. "
미술관 전시회를 다닌 게 언제였던가? 코로나 3년 동안 묶였던 일상의 충격이 의외로 강력했음을 이 부분에서도 찾을 수 있다.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이번 주는 징검다리로 쉬는 한 주가 되었으니 10월 3일은 특별한 점을 찍고 싶어졌다. 그래, 그럼 호암미술관으로 가 볼까?
지난 해에 국립 현대미술관에 예약 없이 갔다가 커피만 마시고 온 기억을 되살려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역시나 예약제로 운영한다. 예약을 하고, 커피와 사과, 바나나를 간식으로 챙겨서 출발한다. 가는 길은 휴일 오전이라 덜 막히나 했으나 고속도로 양지 부근은 정체다. 마성으로 유턴을 하여 에버랜드 톨게이트로 나가면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가 나온다. 굽은 길의 언덕에 머지않아 노랗게 물들 자작나무들이 즐비하다.
미술관 입구에서 예약했는지 확인하는 직원들이 보인다. 예약한 휴대폰의 QR을 내민다. 그때 까지도 몰랐다. 내가 10월 4일을 예약했다는 걸. "날짜가 오늘이 아닌데요..." "앗, 10월 4일이네? " 차에서 내려서 티켓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고 매표소에 가려했더니 "차에 계시면 차례대로 안내해 드릴게요. "한다. 직원이 카트를 가지고 가서 취소하고 다시 결제를 해서 티켓을 가져다준다. 차가 없이는 결코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그래도 차에 앉아서 서비스를 받는 건 편한 일이다. 주차료는 30분당 1500원이다. 1일 최대 15,000원이다. 미술관 관람료와 별도이다.
호암미술관은 경부 불국사를 테마로 지은 듯 하다. 들어가는 입구에 다보탑 모형이 자리 잡고 있고, 시원한 잔디밭도 있으나 잔디밭은 '출입금지'다. 피크닉은 호수 쪽에서 하라고 안내한다. 정갈하게 정돈된 화단과 초록빛 잔디, 반듯하고 둥그렇게 자리 잡은 구상나무, 반송 등이 잘 배치되어 있다.
니콜라스 파티는 스위스 작가이고, 거리의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래비티를 경험했고, 애니메이션을 대학에서 전공했다고 한다. 변화에서 시작하여 미술사 전반에서 모티프를 얻어 회화를 그린다. 이번 전시회는 <더스트, DUST>를 제목으로 한다. 소프트 파스텔을 이용한 회화 작품, 벽화, 채색 조각 등을 전시한다.
작가는 피카소의 그림 '여인의 머리(1921)'을 보고 영감을 얻어 파스텔화를 시작했다고 한다. 파스텔은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하고 화려한 원색을 사용할 수 있고, 벨벳과 같은 분위기와 두터운 질감까지 표현해내서 아크릴화나 유화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미술관은 휴일이라 그런지 가족, 연인, 동료, 모 인력개발원에서 단체복을 입고 오기도 해서 번잡스러운 편이었고, 오후 2시 도슨트를 들으려는 인파가 몰려다녀서 혼잡하기도 했다. 마당으로 나와 삼만육천평의 부지를 가진 삼성 일가의 땅에 있는 호수라서 이름 붙였다는 삼막육천지 호수를 내려다보며 잔디밭 앞 계단에 앉아 맞은편 산을 마주하였다. 이르게 낙엽이 져서 가지만 드러난 식물들이 많았다. 지난여름의 더위와 늦여름 가뭄에 미리 잎을 떨군 모양이었다.
미술관을 나오다 카페에 들르니 줄이 너무 길다. 벽에 으름덩굴이 있어서 보니 으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준비해간 커피와 사과로 간식을 먹고 미술관 아래에 아담하게 꾸며놓은 희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희원에는 '호암정'이라는 정자도 있고 물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늘한 기운까지 있다. 호암은 삼성그룹을 만든 이병철 회장의 호이다. 희원을 나와 찻길을 건너면 삼만육천지다. 따로 주차장이 있어서 미술관을 가지 않는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모여서 돗자리를 펴놓고 평화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다. 미술관 안의 니콜라스 파티의 그림보다 미술관 밖의 풍경이 더 아름답고 편안하다. 사전 주차 정산을 하려니 20분 안에 출차하라는 안내와 함께 5600원이 결제된다. 다소 비싼 주차료는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하지만 몇 년 만의 나들이로 미술관 안과 밖의 자연 환경과 그림, 그리고 비 온 뒤의 약간 쌀쌀하고 기분 좋은 가을 날씨를 생각하면서 달랬다.
10월 17일부터는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니 많이 붐비기 전에 다녀오면 단풍은 못 즐겨도 약간의 여유는 더 느낄 수 있겠다. 돌아오는 길은 강릉 방향을 반대로 오는 길이라 수월하게 올 수 있었다. 니콜라스 파티의 그림은 원색 그대로의 표현과 익살스러운 아이디어, 또는 섬뜩한 장기와 주름, 뒷모습 시리즈 등 다양한 시도들이라서 친근감있게 느끼기도 하고, 조금은 섬뜩하기도 하였으며 소프트파스텔의 느낌을 살려 가을날의 정취를 그려내고 싶은 마음까지 불러 일으켰다. 조만간 서랍장에 갇힌 그림 도구들을 소환하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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