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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박노해 <걷는 독서> 본문
수많은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은
나 홀로 버려져 있다는 느낌.
인간은 세계 전체가 등을 돌려도
속마음을 나누고 나를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 사랑이면 살아지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익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제 속도로. 깊이깊이.
인간의 노동과 영혼과 생의 시간이 담긴
돈을 벌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그 돈을 그러모은 부유한 자의 영혼이
행복하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나는 나의 삶 중에 지금 시기를 화양연화라 칭한다. 화양연화란 꽃 피고 아름다운 시절을 말하면서 청춘을 떠올리는데 나로서는 지금이 그 때다. 꼭 이십대 혹은 삼심대만이 청춘이고 화양연화가 아니다. 중년기에 접어들어 돈벌기의 힘듦은 여전해도 그 강도가 전보다 낮고, 어느 정도 적응하여 견딜만 하고, 내 주변이 평온하며, 일상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는 독서로 철학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지금 나는 무르익는 가을의 느낌이다. 단풍이 하늘과 가까운 데서 시작해서 땅쪽으로 내려오는 동안 햇빛에 비친 단풍은 단풍나무 뿐만 아니라 다들 근사하다. 심지어 화살나무 단풍은 여느 꽃보다 붉고 화사하기 까지 하다. 나는 지금의 나를 어떻게 물들어갈 지 궁금한 나무라 생각한다. 화살나무나 붉나무를 보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붉음을 갖고 있었고, 은행나무의 노랑은 어디에 숨어있다 나타나는 것인가?
<걷는 독서>는 박노해 시인의 짧은 문장마다에 인생이 담겨있어 어디를 펼쳐도 삶의 흔적과 관찰력과 골똘함이 새겨져 있어서 만년필로 눌러쓴다는 그 필체의 온기까지도 전달받는 듯 하다.
10월을 보내며 화양연화를 말한다. 열매맺고 갈무리하고 낙엽지며 물들이고 땅의 기운을 오롯이 끌어올려 변화무쌍하게 전개한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는 가을, 지금이 화양연화이고 나도 그런 시기다. 감개무량하다.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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