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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6. 9. 본문

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2024 글쓰기

2024. 6. 9.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4. 6. 9. 22:50

친구(親舊) 또는 벗은 보통 친하게 어울리는 사람을 일컫는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벗은 지음(知音)이라고 한다. 언어로 말하지 않아도 울림을 안다는 말이니 그 정도는 돼야 친구라 할만한다.  친구는 오랜 친구도 있지만 사귀기 시작하는 친구도 있다.  코로나19 이후 친구가 분명하게 나뉘어서 친구 관리에 편해졌다는 말도 있다.  만나면 어색하거나 껄끄러워도 만났던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시절 거리 두기로 정리가 되었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 친구를 정리하는 시기였다면 나에게 코로나19는 친구를 사귀는 시기였다.  친구를 멀리서 찾지 않고 자주 만나는 사람들 중에서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에게 먼저 "우리 책친구할래요?"하고 말해 본 거다. 물론 탐색과정을 거치고 말투와 문제 해결하는 태도 등을 유심하게 바라보면서 내가 감당할만한 사람을 선정하는 일은 필수다. 새롭게 친구가 된 사람은 세 사람이다.  내 취미와 일과 연관이 있어서 만나게 된 이들은 나이 50을 넘어 직업도 다르고 사는 방법도 다른 이들이지만 친구인 건 분명하다.  왜냐하면 만나면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고,  그들과의 대화한 후에 돌아서서 ' 아, 그 얘기는 괜히 했네. 소문나면 어쩌지?'라는 후회를 안 해도 될 만큼 편해서다.  직장이 다르니 서로의 관심사도 조금씩은 다르고 그러니 상대방의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처럼 신선한 시선으로 바라봐 준다. 나도 그렇다. 우리의 목적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서로 의지하며 나누며 살아가자' 정도이니 경쟁, 비교, 우위는 설 자리가 없다.  

 

6월 1일 새벽 6시 30분 함박산공원에서 친구 세사람이 모여서 아침 달리기 모임을 했다.  2023년 시작한 달리기를 2023년 12월에 그친 후로 2024년 5월 말까지 아직도 시작하지 못한 나를 위해 준비한 자리다.  한 친구는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김밥을 직접 말아서 가져오고, 한 친구는 달리기 전에 스트레칭을 책임지고 나와 함께 달려주었다. 주차장도 넓고, 풋살장, 러닝트랙, 산책길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군데군데 벤취와 그늘막고 있어서 잔디밭을 걷거나 산책하다 쉴 수도 있다. 아이와 야구를 하는 아빠도 볼 수 있었다. 아침 9시 가뿐하게 헤어지는 모임이었다.  친구는 오래된 친구도 좋지만 새롭게 사귀는 친구도 활력을 나눌 수 있으니 좋다.  함박산공원은 다음 기회에 또 만날 장소로 적당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나는 6월을 맞이하여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한 번이라도 시작이 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