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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2024. 5. 29. 본문
큼직한 택배상자가 밖에서 돌아온 나를 반긴다. 상자 겉면에 큼직한 애플망고가 그려져 있고, 제주산이라고 하니 신선도가 타국의 애플망고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뛰어날 것이라는 생각에 반가운 마음, 보내준 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인다.
"생일이라고 누가 보냈나 봐요?"
"아니, 좋은 과일 한 번 먹어보라고 샀어요."
'뭐라고? 나 먹으라고 한 개에 3만 원이 넘게 치는 애플망고를 샀다고?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하네. 또 뭔 사고를 친겨?' 하고 속으로 구시렁구시렁 하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개 중 가장 큰 놈을 골라서 쓱쓱 껍질을 벗기니 후숙을 할 필요도 없이 잘 익어서 당근빛에 가까운 속살을 드러낸다. 좋이 어른 손바닥만을 두 개 포갠 것만큼 커서 살이 많다. 접시에 잘라놓으니 수북하다. 망고는 씨가 커서 사실 먹잘 것이 없는데 실한 열매라서 그런지 향도 풍부하고 칼도 쓱쓱 잘 들어가는 걸 보니 맛도 좋겠다. 망고 속은 버리기 아까우니 '씁씁~~ 쓰읍~쓰읍' 소리를 내면서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훑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겉 살을 접시에 담아두고 속살을 먼저 먹고 다음에는 포크를 이용하여 겉살을 찍어 먹는다.
"고마워요. 덕분에 제주도 애플망고를 먹어보네요. "
더 이상 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좋은 향기를 풍기면서 잘 익은 애플망고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갈수록 과일이 제 맛을 잃어가고, 시절을 알 수 없이 과일을 살 수 있지만 진정한 과일의 맛은 접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기후 탓도 있을 것이고, 사람들이 시절을 앞서서 과일을 수확하니 제철이라는 게 언제인지 모를 지경이다. 그럴지라도 기대하지 않았던 제주산 애플망고는 언제나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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