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같이 읽자, 교육법!

공무원의 의미를 일깨우는 교사의 도전기

   2023년 3월 7일 MBCTV의 프로그램 'PD수첩'에서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를 주제로 다루었다.  학부모, 학생이 교사를 아동학대로 신고한다고 협박을 하거나 신고하면 꼼짝없이 아동학대자로 몰려서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도 생기고 있다.  특히 정서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반작자료를 본인이 직접 증명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아동학대를 신고받으면 경찰과 검찰이 조사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교사는 '피의자'가 되고, 신고한 학생과 보호자는 '피해자'가 된다.  발령받고 5개월 만에 아동학대범으로 몰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교사의 소식을 듣고  교사를 신고한 '피해자 학부모'는  "나는 어떡하라고"라면서 울먹였다고 한다.  이게 편집이 아니고 사실이라면 참 이기적인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에 사례로 나온 네 건의 내용으로만 보면 교사들은 용케 그런 학부모를 만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심정으로 지낼 뿐 누가 희생당할지 알 수 없는 지경으로 보인다.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건 능력순"이라고 자조(自嘲)적인 말을 한다고 하는데 교사의 문제가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의 교육에 관한 내용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교사는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공문에 의해 움직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사가 하는 모든 일은 법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저자는 '법을 같이 읽자!'고 제목을 달았다. 소제목으로는 '법을 알아야 교육을 바꾼다'라고 정했다. 저자 정성식은 현직 초등교사로 경력은 24년째이다.  요즘은 유튜브에 웬만한 건 다 올라와 있어서 저자 관련된 유튜브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얼굴과 목소리를 들으면 사람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요즘은 글도 보지만 그 사람이 왜 이런 글을 썼는 지를 생각하면서 글을 읽게 된다.  정성식 선생님은 부드럽고 섬세한 말의 소유자로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평범한 교사다.  그런 그가 법을 공부하게 된 것은 학교에 산재한 문제를 풀어가는 열쇠가 바로 법에 있기 때문임을 발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밖에 몰랐던 저자가 교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은 '「초중등교육법」제20조4항의 교사는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의 "법령"에서 출발한다.  「교육기본법」제2조(교육이념)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존재를 발견한다. (31p)

 

  교사가 교육법을 잘 알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인권에 더 민감해질 것이다. 교권침해가 있더라도 관련 법 조항을 들어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교장의 명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게 직무상 정당한 명령인지를 따져보게 될 것이다. (31p) 교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교사, 공무원으로서의 교사, 교육공무원으로서의 교사이다. 세 가지 역할에 따라 권리와 의무를 수반하고 있는 존재다. 

  그러면 어떤 법을 읽어야 할까? 세 가지 역할에 부응하기 위해 「대한민국 헌법」,「교육기본법」,「교육공무원법」, 「초중등교육법」은 기본이다.  요즘 사안이 부각되고 있는 내용을 알아 보기 위해서는 「교원지위법」으로 교권 침해를, 「안전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로 안전 사고 민원을 , 「아동복지법」으로 아동학대 민원을,「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로 학교폭력 사안 대처와 민원의 대비를 각각 할 수 있다.  저자는  삶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지천명(知天命)이 되어서야 어렴풋이 알아간다(404p)고 말하면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다.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이라도 하라"는 김대중대통령의 말을 들어 "알아야 면장(面長)이라도 한다'로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을 바로잡아 전한다. <논어> '양화'편에 나오는 "<시경>을 배우지 않으면 담벼락을 정면으로 마주 보고 서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사람처럼 답답해진다. "는 의미의 '면면장(免面墻)에서 왔다고 한다. 

 

  교육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세대를 맞이하여 품격있는 사람으로 길러내는 중대한 일이다.  교육이 사회의 여러 영역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런지 요즘은 누구나 교육전문가처럼 말한다. 그런 영향에 심지어는 TV 방송 속의 학생은 '선생님이 나한테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거 다 알아요. '라고 응대해도 학생 인권을 앞세워 주변의 학생들과 교사들은 그런 학생을 말려도 안되고, 이름을 부르면 수치심을 주는 행위로 정서학대라고  밀어붙이면서 학교의 교실에서의 학습권은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팽배하다.  어설픈 민주주의의 태도다.  자유는 책임과 의무를 동반하지 않으면 방종이고,  방종하는 동조하는 건 방임이다.  인간의 품격조차 내던지고 방종하는 미성년자를 부추겨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내버려 두는 행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너무나 다행인 것은  TV에 나오는 사례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며 극소수의 사례라는 점이다. 이 책,  "같이 읽자, 교육법!"은 교사의 시선에서 쓴 책이다. 성과상여금 폐지, 방과후학교, 돌봄 교실의 지방자치단체 이관, 교원단체 설립 법제화, 교사 업무의 지역교육청 이관 등에는 같은 생각이나 교장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이 책은 현장의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책임은 분명하다.  교사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법을 공부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는 새로운 법을 게시하고 있으니 가까이 하면 이롭다.   법 없이도 사는 세상이면 좋으련만 법을 아는 게 힘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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