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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오래된 연장통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3. 2. 15. 23:07

  뻔한 질문에 한결같이 진화심리학의 시선으로 답하다니 너무한 거 아냐?

 

 

  저자는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생태학 석사 학위를 받고 심리학과에서 진화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석사학위 논문은 <한국산 침개미의 사회 구조 연구>이고,  박사학위 논문은 <가족 내의 갈등과 협동에 관한 진화심리학적 연구>다.  개미 연구자가 사람을 연구하는 학자가 되었다.  가족들 간 협동과 갈등, 먼 친족에 대한 이타적 행동, 근친상간이나 문란한 성관계에 대한 혐오 감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경희 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로 진화적 관점에서 들여다본 인간 본성을 강의한다. <본성이 답이다>, <진화한 마음>이 있다. 

 진화심리학은 발달심리학이나 긍정심리학처럼 전통적인 심리학이 자연스레 가지치기를 하며 생겨난 분과 학문이 아니라 사회생물학자, 진화인류학자, 인지과학자, 심리학자들이 한데 모여 인간 본성에 대해 함께 성찰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범학문적 분야이다. (12p) 왜 책 제목이 <오래된 연장통>일까?  신은 어떤 존재인가 같은 심오하고 추상적인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설계되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은 어떤 배우자를 고를 것인가, 비바람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포식동물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등 수백만 년 전 인류의 진화적 조상들에게 주어졌던 다수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게끔 설계되었다. 인간의 마음은 각각의 적응적 문제들을 잘 해결하게끔 특수화된 수많은 심리적 '공구'들이 빼곡히 담긴 연장통이다. (20p)

 

 진화심리학으로 답하는 내용은 집단주의, 웃으면 복이 왔다,  백화점 쇼핑에 임하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 음악, 도덕, 종교, 기억, 동성애, 저출산, 스포츠, 향수, 전통의학, 이야기, 정치, 복지와 분배 등 광범위한 분야다. 저자는 이 모든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진화를 토대로 풀어낸다.  

'신이 전지전능하다면 왜 사람들이 내면의 고민을 신에게 전달하기 위해 기도라는 수고로운 행위를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종교는 자연선택이 인간의 마음을 세속적인 생존과 번식상의 문제들을 해결하게끔 설계하다 보니 어떨 수 없이 떠안아야 했던 부대비용 이었다.(220p)

반면, 20~60대의 여성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한 결과 모든 여성이 진짜 웃음을 보였다. 그런데 왜 인간이 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꽃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된 바가 없다고 한다. (135p)

요즘 음식점 간판 중에 가장 많은 간판이 아마도 고기 파는 식당일 것이다. 그런 고기가 인간에게는 약이자 독(106p)이라는 점은 새롭다. 동물은 죽자 마자 세포가 세균에 노출되어 쉬이 부패하는 반면, 식물은 세포막이 형성되어 있어 쉽게 부패하지 않으니 고기를 섭취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각종 향신료를 이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 인간 본성의 비밀이 담겨 있다, "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재미있다. 너무 한쪽의 시선으로만 보니 멀미가 나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게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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