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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4. 4. 본문

교육

2022. 4. 4.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4. 4. 21:31

사무실에서 하는 업무 이외에 매일 하는 세 가지 일이 있다. 

먼저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하는 일이다.  교문 안쪽에서 아이들을 맞이한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인사합시다.~"

"좋아 보이는구나."

"오랫만이구나."

등등의 인사를 아이들과 나눈다. 

 대체로 이름을 기억하는 아이는 특별한 행동을 하는 아이다.  그렇지 않으면 일부러 이름을 기억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 중에 유난히 인사를 잘 하는 아이도 있다.  또 어떤 아이는 어떤 계기이후 인사를 잘 하기도 한다.  교문에서 아침맞이를 한 것은 교감이 된 후 7년째 계속하는 일이다. 이제 날이 풀려 반팔 옷을 입은 아이, 반바지를 입은 아이도 더러 있다. 옷을 보고 되도록 반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개성일 뿐이다.

 

 두번째는 교실 한바퀴 도는 일이다.  수업시간에 아이들의 목소리와 교사의 목소리를 들으며 복도를 걷다보면 복도에 게시한 아이들의 작품과 "복도에서 뛰지 말자.", "인사를 잘 하자" 등의 의견들을 붙인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급훈, 학급안내를 붙였던 자리에 이제는 아이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을 써서 붙인 학급도 있다. "우리, 행복, 존중, 친구, 우정" 등이다. 마스크 쓰고도 6교시까지 꼬박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 너무 힘든 일을 하고 있다. 어서 마스크 벗고 수업하는 시간이 오기를 바란다.  

 

 세번째는 점심식사후 운동장 너머 학교 울타리 밖으로 한바퀴 도는 일이다.  1-2학년 하교 시간이 겹칠 때도 있다. 운동장 가장자리를 지나면서 새로 돋아나는 풀꽃도 보고, 나뭇가지들이 떨어진 건 치우기도 한다. 지금은 목련이 환하게 피어나는 시기라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피는 하얀 목련을 보는 재미도 있다. 오늘은 옐로우존에 부착한 현수막 한 쪽 끈이 끊어져 있어서 이어주었다. 가끔 학교앞 슈퍼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눈다. 학교 졸업생이기도 하고, 이웃으로서 학교 일에 관심을 많이 갖고, 꽃씨를 나눠주기도 하는 분이다.  이 일은 나에게는 건강을 위한 산책이기도 하고,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실무사들에게 쉴 시간을 제공하기 위함이고,  학교 시설물과 등하교 여건을 돌아보기 위한  세 가지 의미가 있는 시간이다. 

 

몇년 전부터 4월 1일에 교장, 교감 승진대상자 순위를 통보하고, 동시에 자격연수 대상자 명단을 발표한다. 

올해도 4월 1일에 발표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서 축하 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동료교사로 근무하면서 나를 도왔던 부장이 교감자격연수대상자로 차출이 되어서 제일 먼저 인사를 전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  걱정해 주는 전화 한 통이 오래 기억되는 사람이다.  의미있는 사람에게  진심을 담아 축하 인사를 건넸다. 

 

날이 맑고 화창하다. 맑은 날 약간의 미세먼지는 이제 안고 가야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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