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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23. 본문

교육

2022. 3. 23.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2. 3. 23. 17:24

도시에서 봄이 오는 것은 거리에 어느날 노랗게 등장하는 팬지꽃으로 먼저 안다.

어제 퇴근 하면서 보니 교문 오른쪽 울타리 아래에 누군가가 팬지를 심었다.  꽃이 어디서 본 듯한 꽃들이다. 가만히 보니 오전에 동사무소에서 나눠주고 갔던 노랑, 보라색 팬지,  연노랑, 연보라가 섞인 비올라다.  우리 학교에서 한 일은 아니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동사무소에서 심어주신 것으로 보여서 바로 팀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팀장님 오전에 학교에 봄꽃을 나눠주신 데 감사 인사 전화를 드렸더니 자리에 안 계시더군요."

"네, 오전에 꽃 심고 오후에 들어왔어요."

"우리 학교 울타리 아래에도 동사무소에서 심으신 건가요?"

"네, 저희가 심었어요.  아이들하고 수고하시는데 봄꽃 보고 기분 좋아지시라고요."

"네?...... 오셨으면 전화를 하시지요. 저희가 함께 심을 수 있었는데요...."

"아니에요. 꽃 보고 기분 좋으셨으면 됐습니다.  다음에 식목일에 심을 나무도 보내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와의 인연은 이 학교로 오면서 부터이니  삼년째다. 벌써 동장님과 팀장님이 세번째 바뀌었다.  한 해에 한 분씩 바뀌는 셈이다.  첫 해에는 동장님이 주민들과 함께 오셔서 학교 빈 텃밭을 일구고 꽃으로 채워주셨다.  그 일이 인연이 되어 매번 새로 바뀌는 동장님과 팀장님과 전화로라도 인사를 나누고 꽃을 나눠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작년 봄에는 팬지와 비올라, 여름 무렵에는 백일홍, 데이지, 맨드라미 등등, 가을에는 국화화분을 나눠주었다.  덕분에 학교는 늘 제철 꽃을 아이들이 심고 가꾸게 되었다. 

 

 올해는 많지 않은 양이지만 학급에 안내하였더니 네 반에서 신청을 하였다.  6학년은 후문 울타리 옆에 쓰레기를 자주 버리는 곳에 일군 화단에 심어 주기로 했다.  5학년은 실과에 꽃 가꾸기가 나온다고 하니 둥근 화분 두 개에 나눠서 배치를 하고 심기로 하고, 나머지 두 개 학급은 나무가 오면 그 때 심을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교 자치는 사실 별게 아니다. 학교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교육과 연관지으면 된다. 그리고 지역 사회와 연결지으면 된다. 

 

 내일은 5학년이 화분에 꽃들을 배치하고 나면 잘 심어졌는지 보고, 추후에도 관리해 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학생들이 심으면 그 꽃은 학생에게 살아 있는 꽃이 된다.  그 꽃을 어른이 심으면 그 꽃은 학생에게 별 의미없는 꽃이 된다. 

 

  우리 학교 아이들을 꽃을 심어준 동사무소 직원 분들과 마을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이다.  누군가의 미소와 누군가의 선한 마음에서 우러난 착한 일은 사람을 감동하게 한다.  

 

본관과 후관 사이에 화분을 놓았다.

 

아이들이 협의하여 주민들이 쓰레기를 버리던 곳을 꽃을 심어서 아름답게 가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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