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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히는 시 : 도종환 < 흔들리며 피는 꽃>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4. 30. 16:45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꽃을 피웠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요즘 등꽃이 한창이다.

보라색과 연두색의 조화로움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색인 줄은 이제야 알겠다.

 

<흔들리며 피는 꽃>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한 번씩 고비를 넘을 때마다 읊게 되는 시이다.  늘 웃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꽃이지만 바람에 맞추어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 오늘날 피어난 것이다.  오늘 보라색으로 핀 꽃이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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