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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불. 흙.바람 +나
명상
아침식사로 달걀을 먹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일이다. 처음에는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을 찬물에 넣고 삶았다. 삶은 달걀을 찬물에 담가서 열기를 빼낸 다음에 까서 한 두 개를 먹는다. 그런데 잘 까지지 않고 속껍질을 분리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다 어느 날은 따뜻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달걀을 삶기로 했다. '어라? 달걀 껍데기가 잘 까지네?' 바쁜 아침이지만 신통하기도 하여 물에 담가 둔 달걀을 들여다보았다. 달걀마다 물방울이 방울방울 올라오는 게 보였다. 말로만 들었던 달걀의 숨구멍을 눈으로 확인하게 된 것이다. 잊고 있었다. 달걀에도 숨구멍이 있었다는 걸. 사람도 숨을 쉰다. 하지만 평소에는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는다. 법구경에 이런 말이 있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2022-2023년 글쓰기-물, 흙, 불, 바람
2022. 11. 6.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