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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권 나만의 책 읽기

[편안함의 습격]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6. 3. 31. 21:03

  작가 이스터는 기술의 과도한 사용, 과식, 자연에서 보내는 시간 부족 등 사람을 편리하게  해 주는 많은 것들이 정신적, 신체적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번 책에선 그 원인을 '불편함'이 사라진 일상에서 그 원인을 발견했다. 평소 작가는 인간관계, 자연 속의 시간, 인내심, 노력, 불편함을 이겨내고 발견하는 기쁨 등이 진정한 행복을 주는 것들이라고 여겨왔다. 가짜 행복을 주는 TV, 음식, 스마트폰, 스크린 너머의 세상이라고 본다. 

이 책의 영어 제목은<The comfort crisis(편안함의 위기)>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데 "습격"이라는 강력한 용어로 바꾸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미 <외로움의 습격>(김만권)이라는 책이 있어서 그런지 "습격 시리즈인가?"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일본에는 '미소기'라는 전통이 있다. 한국에도 '냉수마찰'이라고 하는 수련방법이 있는데 한겨울에 얼음을 깨고 호수에 들어가거나 폭포 아래에서 몸을 담그는 행위 등을 말하며 신체와 정신을 맑게 하는 절차로 주로 종교의식과 연관이 있다.  작가 이스터는 알래스카에 33일 동안 순록사냥을 떠난다. 작가는 순록사냥을 자신만의 '미소기'에 비유한다.  

 

 책의 짜임은 알래스카로 떠나는 작가가 순록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줄거리의 모험기에 빗대면서 편안함에 의해 신체적으로 지닌 능력은 줄어들고 정신적인 위기를 경험하고 있으면서 우리가 잃어버린것은 무엇인지를 찾는다. '인내의 우물', '감금된 인간', '불편함의 과학', '편안함의 잠식' 등의 용어들은 작가가 찾은 자신만의 용어들이다. 

 

116. 인구밀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인간의 뇌는 불안감과 불편함을 느낀다.(히끼꼬모리의 배경)

153. 하루 3시간 스마트폰 보기*60년=7년 6개월

155. 따분함의 결핍-따분함이 우리의 정신, 감정, 생각, 욕구, 필요에 대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약화시킨다. 

165.정신과의사 부루어 박사 "정신건강과 화면시청과의 상관관계연구결과 

                                       모바일 테크놀로지의 책임이 90%는 넘는다고 단언할 수 있다."

179. 휴대폰 시간 줄이기= 따분함 늘리기

180. 논문 제목 "모든 스크린 타임은 나쁘다"

255. 미국 암센터 "암은 대사 불균형으로 인해 촉진되는 다요인성 질병이다. 이상적인 식단은 약 450g당 약 567칼로리를 포함한다. (즉, 칼로리가 낮은 뿌리채소, 잎채소, 통곡물, 과일, 저지방단백질)

292. 인류문명 1만 2천년 역사 중 480세대를 지나온 사람들.

        우리가 아는 인간의 모든 역사는 우주 달력에서 단 27초에 불과하다.  

308. 편안함에 의한 잠식 현상-물질적 재화로 순간적 기쁨을 선사해 위로하지만 곧 관심을 잃고 다른 물질적 욕망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다.   

423.430. 제주 해녀 연구(미국방부) 매일 찬 바다에서 6-10시간잠수하는 해녀는 마을 주민에 비해 감기 등 질병 확률이 낮았다. 아이슬란드의 장수비결은 위협적인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단련된 DNA의 결과다. 

 

  <나는 이런 생각 >

 제목을 보고는 자기계발서의 한 종류라  짐작했다. 다행히 단순한 자기 계발서는 아니었다.  알래스카 순록사냥 과정 33일과  인류학, 정신과, 과학, 철학, 의학 등의 영역을 씨줄과 날줄 엮듯이 풀어내는 글쓰기 실력이 탈울해 보였다.  편안함과 스크린 문명에 의해 사라진 '불편함' , '따분함', '고요'라는 용어들이 소환되면서 동시에 우리가 겪고 있는 정신병들이 편안함과 스크린 문명의 결과물이라고 말해 준다. 

 

 '불편함의 과학'을 실천하기 위해 냉수마찰하는 기분으로 순록사냥을 나선 작가의 경험담은 참신하다. 그러나 온갖 사회문제들을 죽 나열하고 순록사냥과  엮는 순간 순록사냥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들이 들어설 틈을 주지 않고 자잘한 상식들로 채워버린 것이 아쉽다.  순록사냥만으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편안함으로 잃어가는 것은 무엇인지를 따로 두 권의 책으로 냈다면  어땠을까? 

   페이스북 임원이 '우리가 쓰는 휴대폰 안에 악마가 살고 있다. " "실리콘밸리가 생산한 도구들이 사회구조를 붕괴시키고 있다."고 했다. (165) 나도 매일 50회 이상은 들여다 보고, 이 글도 스크린에 마주하고 쓰고 있는데   나의 이런 행위들도 그들의 산업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었다.  라디오, TV,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어린 시절 겪었던 따분함이 줄어서 좋다고만 여겼는데 작가의 글을 읽고 보니 뭐든 '등가교환의 법칙'에 의거하여 얻은 만큼 잃고 있었던 것을 나도 놓치고 있었던가 보다. 그 잃었던 것들이 무엇이었고, 되찾을 방법은 무엇인지도 찾아볼까 한다.  예를 들면 뭐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