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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자존감, 자족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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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자존감, 자족감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6. 1. 31. 11:35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께 회초리를 맞은 일이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것만 기억난다.  내가 끝까지 잘못했다고 말하나 봐라 하면서 오기를 부렸던 일. 어린 나이에 말로는 설명을 못해도 자존심을 내세웠던가 보다. 어렸으니까 그런 자존심을 내세운 거다.  자존심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며, 내가 인정받고 보상받아야 한다는 심리가 깔려있는 마음 상태이니 어린아이가 가질 만한 마음이다. 

 인권, 개인정보보호, 개인주의, 학생인권, 권익보호 등의 새로운 용어들이 등장한 2020년 이후에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표현하기를 '자존감'이라 했다. 자존감은 원래 있었던 것인데 마치 새로 생겨난 것 처럼 다들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들을 했다. 자존감이 낮으면 우울이 된다, 자존감이 낮으니 사회생활을 잘못한다, 자존감을 키워주어야 한다 등등 마치 자존감이 모든 인간관계를 해결하는 만병통치 정도로 치부했고, 자존감과 관련된 책과 tv프로그램도 많이 나왔다. 기분이 중요했다. 감정이 중요했다. 기준은 없다. "내가 기분 나쁘니 갑질이고, 괴롭힘이고, 희롱이다."라는 식이다 보니 감정의 크기를 크게 표현한 사람의 상처가 더 크게 부각되었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힌 것은 치유가 안되니 상담의 대상이 되었다. 그래서 상담으로 답을 찾았다. 그런 시간들이 지나갔다. 지금도 그런 시간이다. 다들 작은 일도 트라우마(깊고 오래 각인되는 마음의 상처)라고 여긴다.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붙이면 남"이라는 노래를 들은 적이 있다. "자존감"을 내세우면서 고슴도치들 처럼 서로의 상처에 찔렸다고 아우성 하기보다 한 발 떨어지면 그 가시에 찔리지 않을 것이니 "자족감"을 가져보면 어떨까? '安貧樂道(안비낙도)는 가난해도 편안하게 지내며 도를 즐긴다'는 뜻이다. 끊임없는 성장을 추구하면서 얼마나 소비하는가로 성취를 과시하는 일에 서로 상처를 입는다면 그 가치를 다양하게 하여 각자 가진대로의 '자족감'을 갖는다면 그 피로감도 적어지지 않을까?

 

  성장과 같이 생각해 보아야 할 단어가 성숙이다.  성숙한 개인, 성숙한 사회, 성숙한 관계 등에 대해 고민할 때다. 그래서 "자족감"이 필요하다. 자족감은 "~구나, ~겠지, 감사"에서 시작하고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