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 5. 23. 화성의 융릉과 건릉에 다녀오면서 유심히 본 게 왕릉과 연지(淵池)였다. 융릉(사도세자(장조)와 현경왕후를 모신 능)에는 곤신지(坤神池)가 배치되어 있고, 건릉(장조의 아들 정조와 효의왕후를 모신 능)에는 천년지가 배치되어 있다고 안내도에 나와 있다.
융릉의 곤신지
그런데 융릉과 건릉을 다 돌아 나왔는데도 천년지는 보지 못하였다. 분명 안내도에는 있는데...... 아쉬운 마음에 매표소에 들러서 천년지는 어디에 있는지를 물었으나 잘 모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 역사문화관에서 나와서 서쪽으로 가면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 앞에는 먼지를 떨어내는 기구가 있을 뿐 바로 울타리로 둘러쳐 있어서 밖으로는 나갈 수 없게 되어 있는데 안내도에는 분명히 천년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융릉과 건릉의 안내도에 표시된 곤신지와 천년지
집으로 돌아와서 문화재청으로 문의를 하였다. 융릉과 건릉의 곤신지와 천년지에 대한 안내는 있으나 천년지는 안내도에만 있을 뿐 실제 가볼 수 없는가에 대한 문의였다. 문의를 한 날은 2022. 5. 22.이었다. 3일 뒤인 2022. 5. 25. 오늘!!! 3일 전의 문의에 대한 답변을 했다는 문자가 왔다. 메일을 열고 국민신문고에 들어가서 확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문화재 관리 팀의 답변 요지는 이렇게 요약되었다.
1. 천년지를 2021 조선 왕릉 보존 관리 활용 중장기계획에 의해 복원한 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2. 다만 원형 복원에는 고증과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개방하기는 어렵다.
3. 안내도에 천년지의 미공개 사유를 명기하고 정확한 안내를 하겠다.
건릉의 천년지를 복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안내도에 천년지의 미공개 사유를 명기하여 안내하겠다는 친절한 답변도 함께 받을 수 있었다.
융릉과 건릉을 돌아나오면서 생긴 질문을 집으로 끌고 와서 문의한 내용에 대한 답변은 큰 소득이 된 셈이다. 비록 나의 작은 의문에서 시작된 것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람도 갖게 한다.
이제야 비로소 융릉과 건릉을 한 바퀴 돌으면서 온몸으로 느꼈던 역사의 정취와 소나무의 기운이 편안하다. 융릉의 곤신지와 건릉의 천년지를 두루 둘러볼 날을 기다려 본다. 그전에 머지않아 온 가족이 다시 한번 융릉과 건릉을 찾아갈 예정이다. 가서 안내도에 천년지 미공개에 대한 안내가 기록되었는지도 보아야겠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융릉과 건릉을 걷는 꿈을 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