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 배우기
지난 3월부터 플루트 초급반에서 플루트를 배우고 있다.
플루트는 옆으로 길게 잡고 부는 악기라서 우선 지탱하기가 쉽지 않다.
소리를 내는 것도 입술의 모양을 메기처럼 만들어서 입김을 아래로 내리 꽂듯이 하면서 불어야 한다.
다음의 문제는 중음의 고개 넘기다.
5옥타브 도에서 6옥타브 레에서 미로 넘어가면 운지법은 같아도 소리는 달리 내야 한다.
이를 중음이라고 한다. 중음 레의 소리를 듣고, 그 수준에 맞추어 중음 솔, 라, 시, 도를 연습한다.
처음에는 중음의 미부터 높은 음이 마음대로 소리나지 않아서 포기하려는 마음도 생긴다. 그때 배우는 게 복식 호흡이다. 침대 위에 누워서 배가 올라오게 숨을 들이쉬고 5초간 머물렀다가 뱉으면서 배가 꺼지는 것을 느껴본다. 복식호흡으로 연습할 때는 배꼽주위가 부풀어 오르는 게 숨을 쉰다. 그러나 이런 이론에도 불구하고 플루트를 불다보면 어깨가 올라가고 복식호흡은 간 데 없다. 소리는 삑삑거린다. 그래서 반복한다. 복식호흡, 운지법, 계이름 보기, ♭과 #이 붙은 반음 올리고 내리기 등을 동시에 하다보면 손에 쥐가 나기도 한다.
이제 네 번의 강의를 들었다. 포기하려는 나를 붙잡아 주고 조금이라도 나아진 것 같다고 칭찬하는 강사님의 도움으로 연습을 계속하고 있다. 앞으로 7번의 강의가 남았다. 작년에 줌연수가 지겹게 여겨질만큼 230시간의 연수를 들었던 터라 줌 연수를 다시는 듣고 싶지 않았지만 줌 연수라서 집에서 연수할 수 있으니 장점도 있다.
경기도교육복지종합센터에 등록했다.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하는 플루트 초급반 수업으로 새로운 봄을 경험하는 중이다. 코로나는 200여 가지의 휴유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 수 없는 것은 두려운 법이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생긴 것 같은 우울감과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음악은 수 천년 이어져 내려온 영혼의 치유제다. 익숙하지 않은 서양악기지만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매일 출퇴근 길에도 운전석 옆에 두고 빨간 신호등을 만나 시간이 날 때마다 한 음씩 불어본다. 플루트와 친해지려 노력하다 보니 역시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가 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벚꽃이 비와 바람에 날려 떨어져 마치 눈이 내린 풍경을 연상시킨다. 올해도 벚꽃 구경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