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3. 22.
코로나 변이로 오미크론이 거의 100%를 차지하고, 뉴스에 의하면 한달 반 동안 90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는 3월 2일부터 정상 등교를 추진중이다.
우리 학교는 160여명으로 비교적 작은 규모인 학교이다. 그러나 지난 주부터 학생은 많은 날은 50여명이 확진 또는 격리로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 하루 하루가 심각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에 학교별로 BCP(재난 발생시 비지니스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업무연속성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1)학생 정원의 3% 신규 확진 초과 2) 학생 정원의 확진자. 자가격리자가 15% 초과라는 지표를 만들어 배포하고 이 기준에 모두 부합하면 학년단위, 학급 단위, 또는 전면 원격수업 등으로 안내하였다. 시도 교육청은 처음에는 전면 원격수업 전환은 어렵다고 했다가 14일 기점으로 전면 원격수업 전환도 학부모 의견 수렴 후에 가능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시도 교육청은 이럴 때는 교육부만 바라보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러니 학교는 교육부의 방침을 따를 수 밖에 없다. 지역 교육청도 조사 하나 바꾸지 않고 앵무새처럼 전달할 뿐이다. 우리 학교도 BCP를 마련하고 3월 2일부터 오늘까지는 버텨 왔다.
그러나 지난 주부터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면서 1-2학년을 중심으로 증가하다가 학급 학생의 30%에 이르는 학생이 확진 또는 격리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는 아무리 조심을 한다해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려운 그야말로 '아이들'이다. 거기에 학급당 인원이 30여명에 가까우니 밀접접촉은 당연지사다. 또한 급식실에서 칸막이를 설치하고, 급식을 한다해도 밥을 먹는 동안 마스크를 벗게 된다. 급식 후 잔반 처리도 한 곳으로 모인다. 여러 아이들의 동선이 겹칠 수밖에 없다. 학교 교육과정 마치면 돌봄교실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방과후학교도 참여한다. 누군가 기침 한번만 해도 옮길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오늘까지 버티고 학급 담임교사의 유증상, 학급 학생 30%이상의 확진으로 불가피하게 심한 학급만 원격수업 전환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담임교사는 병가 내고 쉴 수가 없다.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이다. 그러면 확진자로 분류되지 않으니 병가를 내고 쉬는 게 메뉴얼상 맞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대체할 강사를 구할 수 없다는 거다. 그러니 증상이 있어도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원격수업을 운영해야 한다.
교육부는 자구책으로 담임교사가 집에서 원격으로 수업을 하고 관리교사가 학급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방법, 70세 이하의 교원 자격증 소지자, 교원자격증이 없는 대학졸업증 소지자, 학부모, 방역인력 등으로 자격을 낮춰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탁상행정이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학급에 누가 대체강사로 와서 수업을 할 것인가? 62세 정년퇴직 후 8년이 지난 70세 노인이 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급식지도를 할 수 있을까? 대화가 될 수 있을까? 대학 졸업증만 있으면 교단에 서도 된다는 식으로 이참에 교원의 역할을 끌어내려서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교육부가 교원 자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또 한사람의 교사가 일과를 마치고 인후통을 호소하면서도 회의때문에 조퇴를 늦춘다고 하여 회의는 다른 분으로 대체하게 하고 서둘러 병원 진료를 받게 했다. 이 선생님도 확진자가 되었다. 직원 30명이 채 안되는 학교에서 유증상자, 확진자가 4명으로 늘었다. 가족이 확진인 경우의 수동감시자는 여럿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모두 한 번씩 앓아야 한다는 결론인데 학교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교육부의 지시도, 정부의 대책도 여전히 각자도생(各者圖生, 스스로 살 길을 꾀하라)는 말로 받아들여질 뿐이다.
새 대통령 후보자가 용산으로 청와대를 옮긴다는 말은 먼 나라 이야기로 들릴 뿐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교육부도 폐지론이 나오고 있다. 교육은 다음 세대를 양성해내는 중요한 일이다. 교육부를 없애고 교육위원회로 그 복잡한 교육 문제를 감당해 낼 수 있을 것인가? 지켜보면 알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