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1. 11. 9. 21:39

 

 모든 노래 중에서

최고의 노래는

고요 속에서 들리는

새소리.

하지만 먼저

그 고요를 들어야 한다.

                                 - 웬델 베리-

 

  어제는 가을의 단풍이 떨어지기를 재촉하는 비와 바람이 심하게 불고 추워졌다.  화성 00지역으로 3월에 근무지를 옮긴 분을 찾아가 만나기로 한 날이다.

'귀한 사람을 만나는데 날씨가 대수랴?' 싶은 마음으로 호기롭게 집을 나서니 빗줄기가 대수롭지 않다. 굵어졌다 가늘어지고 바람은 불었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기온은 점점 떨어진다.

빗길을 1시간 가량 운전해서 사무실에 도착하니 따뜻한 작두콩차를 대접해 준다.  역시 따뜻한 차는 몸도 녹이지만 마음도 녹여서 진정하게 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힘이 있다.

1인분씩 따로 먹을 수 있는 샤브샤브를 먹고 나오니 6시 30분이 채 안되었어도 이미 캄캄한 밤이다. 빗길에 네비게이션을 보고 운전을 해도 초행길은 늘 낯설다. 특히나 비가 내리면 중앙선조차도 보이지를 않는다. 지난 여름에 뜨거운 햇빛을 피해 새로 부착한 앞유리의 썬팅지의 농도가 짙어서 조심 조심 운전을 한다.

 빗길을 운전해서 찾아가 만난 사람이라 더 반가웠다. 단풍이 유난히 예쁘게 물든 나뭇잎을 떨구기 위해 시샘을 하는 비가 다소 야속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랴? 순리대로 가을을 보내고 겨울을 맞이해야 할 때가 왔으니.

 

 "내일은 강원도 산지에 대설주의보를 내릴 예정입니다"라는 예보에 '설마? 벌써 눈이 온다고?'했지만.....

오늘 뉴스는 강원도 평창, 전라도 덕유산, 서울 관악산, 제주의 한라산까지 눈이 왔다는 소식이다.

이제 겨울이 문앞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