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보르스카 詩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크게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떄,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쉼보르스카 <두번은 없다> 시 전문-
멀리 발령난 동료를 1년이 지나서야 찾아가서 만나고 돌아왔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한 번 갈게요. "
그 약속을 지키는데 1년이 걸렸다.
두 번은 없는 인생에서 소중한 것은 시간이고, 그 시간을 함께 할 사람이다.
함께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함께 산책하는 시간이 소중하다.
세상에 배려, 소통, 평화, 정의, 협력, 존중이라는 언어가 넘쳐나는 이유는
바로 배려, 소통, 평화, 정의, 협력, 존중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늘 없는 언어를 말한다.
가까이 있는 것은 너무 흔해서 바라보지 않는다.
말하지 않는다.
소중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늘 지금을 말하지 않고,
내일을 말한다.
미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