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글쓰기-물.흙.불.바람
글쓰기의 치유 효과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0. 6. 17. 13:49
글쓰기는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퍼 내는 일이다.
반명 독서는 남이 퍼낸 것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다.
이제껏 50년이 넘게 남이 퍼낸 이야기를 들어주고 보아주었다.
이제 내 안에 고인 무언가를 퍼 내는 작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내 안에 있는 샘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 가늠할 수 없지만
그 옛날 마을의 공동우물의 깊이와 그 시원한 청량감,
또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오아시스의 맑은 물,
또는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에서 느낀 아람의 물의 정원에서 만난
인공적인 작은 도랑물이 졸졸 흐르면서 멀리 퍼지고 마른 대지를 적시는
그 위대함,
내 안에 무엇이 있을 지 참으로 궁금하다.
나의 글쓰기는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리하고, 나의 위치를 돌아보는 메타인지의 한 과정이다.
글쓰기를 시작함으로써 나는 나에게 너그러워지고,
나를 돌아보는 여유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